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3일 기준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의 총 설정액은 1,256억원으로 집계됐다.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는 총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동시에 30% 이상을 비우량채권이나 코넥스시장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1년 이상 투자하는 경우 1인당 5,000만원 한도에서 투자로 발생한 이자·배당소득세에 대해 최대 3년간 종합소득세율(6.6~41.8%) 대신 원천세율(15.4%)을 적용한다.
이 펀드에 투자자금이 몰려든 것은 정작 분리과세보다는 공모주 청약 매력 때문으로 보인다. 이 펀드는 기업공개(IPO)나 유상증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모주를 우선 배정(10%)받아 투자자는 별도 공모주 청약 없이도 공모주에 투자할 수 있다. 펀드가 나온 4월 설정액은 468억원에 그쳤지만 공모주 청약 열기가 높아진 이달에는 788억원으로 커졌다. 펀드 수도 8개에서 13개로 늘어났다.
대표 상품으로는 흥국자산운용이 지난달 21일 출시한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이 있다. 이 펀드는 평소에 채권에 투자하다가 우량한 공모주 투자 기회가 있을 때 공모주 청약에 참여해 수익률을 높이는 상품이다. 유일한 공모형 분리과세 하이일드 상품으로 출시 후 한 달간 설정액은 330억원에 달한다. 올해 오이솔루션·한국정보인증·인터파크INT 공모주가 인기를 끌면서 공모주 투자를 노린 투자자들이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에 돈을 넣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TB자산운용도 공모형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최병철 금융투자협회 증권·파생상품서비스본부 채권부장은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가입이 가능한데다 삼성SDS가 연내 상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IPO시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며 "펀드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모형과 일임 형태로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를 출시한 KTB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도 "공모주 10% 우선 배정 혜택으로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들도 100억원씩 투자하겠다며 문의하고 있다"며 "IPO 기대종목인 쿠쿠전자가 7월께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는 설정 펀드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