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월1일] 패스트패션 시대

[발언대/1월1일] 패스트패션 시대 FnC코오롱 양문영 과장 계절이 바뀌면서 한바탕 옷장 정리를 할 때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옷들이 한 보따리다. 잘 버리는 것도 미덕이라고 합리화하면서 아파트 1층에 있는 헌옷 수거함에 옷을 버리면서도 몇 번을 망설이게 된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데 그냥 두면 언젠가는 입게 되지 않을까. 결국 주말에 벼룩시장에 가져가려고 모아뒀던 옷까지 깨끗이 정리하고 나니 마음도 상쾌하고 집안도 깨끗하다. 하지만 이렇게 버려지는 옷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 아마 해외로 보내지거나 어디에선가 훌륭히 재활용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헌옷 수거함을 뒤로하고 드는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최근 국내에도 패스트패션 붐이 일면서 요즘 옷의 개념은 좋은 옷 한 벌 장만해 오래 입는 것이 아니라 한 시즌을 위한 일회용품으로 변하고 있다. 이 같은 패스트패션 붐에는 옷의 디자인에서부터 생산ㆍ유통ㆍ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SPA(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브랜드의 보편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SPA브랜드는 유통 마진을 줄이면서 다품종을 대량생산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들의 패션 니즈를 즉각 반영할 수 있어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국내 캐주얼에도 확산되고 있다. 다품종 대량생산에 따른 가격 경쟁력은 최근 경기불황을 감안한다면 소비자로서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세계적인 글로벌 브랜드를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다는 것 또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패션만큼이나 빠르게 버려지는 패션이 양산해내는 문제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먼저 패션기업들은 친환경 소재의 적용을 늘리고 재활용 패키지를 사용하는 등의 활동과 더불어 버려지는 옷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정부 부처도 체계적인 의류 수거 및 재활용에 대한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 소비자 역시 윤리적 소비라는 거창한 문구는 아니더라도 단순히 개성 있는 멋내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좀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한 개성 연출에 고민할 때다. 같은 옷에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내고 다양한 연출법을 통해 한 벌의 옷으로도 각기 다른 옷처럼 연출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패스트패션시대의 멋쟁이가 아닐까.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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