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중인 금호산업의 돈줄이 마르면서 협력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빠졌다.
욱삼건설과 능원건설•도림토건•원창건설 등 협력사 대표들은 27일 "금호산업으로부터 결제대금을 받지 못한 844개 협력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며 금융권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 협력사는 "지난 26일 이미 금호산업 협력업체 한 곳이 부도 났고 다른 협력사 사정도 이와 비슷하다"며 "채권은행 긴급자금을 총 6,000억원 규모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금호아시아나 채권단은 금호산업에 만기 도래하는 상거래채무 변제용으로 2,800억원가량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이달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가 400억~500억원, 다음달까지 총 2,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 기업의 상거래채무에 대한 변제 지원이 없으면 기업의 영업활동을 유지하면서 회생 절차를 진행시킨다는 워크아웃의 본 취지가 무색해진다"며 "채권단이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 등을 처리할 수 있는 자금 지원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채권단 내부 이견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 기업에 무턱대고 자금을 지원할 수는 없다"며 "대주주의 담보조건을 면밀히 따져보고 채권단 내부의 의견 일치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와의 구조조정 견해차도 조율해야 한다. 더구나 자금지원 규모와 집행 시기 등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금호산업은 이달 임직원 4,100여명의 급여 110억원을 지급하지 못했다. 금호타이어 또한 이달 월급을 포함해 2개월치 급여를 주지 못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임금을 포함한 모든 자금지출에 대한 실사를 벌이고 있어 월급 지급이 잠시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