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건강염려 심리 공략/“황토성분 5%함유 신진대사촉진” 강조에/일부선 “과학적 입증없다” 효능 반신반의황토바람이 거세다.
황토아파트 황토방으로 시작해 지금은 황토마감재, 황토바닥재, 황토이불, 황토침대까지 등장했다. 심지어 황토팩 황토요리까지 등장했을 정도. 황토가 몸에 좋다는 말이 널리 알려지면서 제품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LG화학도 이런 추세에 따라 「황토방」이라는 바닥장식재(장판)를 지난 5월 출하하면서 판매 6개월만에 월평균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는 황토분위기가 풀풀 나는 탤런트 최불암씨를 모델로 기용, 황토성분을 함유한 바닥장식재 황토방이 인체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한편 방충 및 항균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TV광고로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불안심리를 적극 공략한 결과다.
결혼을 앞둔 김모씨(27)는 『집을 새로 장만할 예정인데 바닥 장식재로 황토방을 사용하고 싶다』며 『광고에서 좋다고 하니까 그럴 것 같아 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대다수 소비자들은 황토제품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황토의 우수성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된 결과도 뚜렷이 없는데다 제품을 생산할 때 황토의 본래 성분이 1백% 그대로 남아 있다고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제품 구입을 꺼리는 사람들은 『황토가 좋다고는 하지만 바닥재에 실제 황토가 들어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판은 어디까지 비닐로 만든 장판이지 의료기구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경쟁업체인 고려화학의 바닥재 우드피아 광고를 제작하고 있는 금강기획의 H대리는 『많은 소매상들이 황토방이 바닥재의 끈적거림은 사라졌지만 황토성분은 크게 못느끼고 있다고 대답했다』며 『황토방 역시 PVC로 만든 바닥재인데 큰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제품효과 외에 황토방에 황토가 얼마나 들어가 있는 지, 실제로 황토는 함유하고 있는 지, 황토는 어디서 생산하는 지 소비자들의 궁금증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에대해 황토방 광고를 기획, 제작한 LG애드의 조현대리는 『실제로 황토방이 인체에 효과가 있다』며 『이는 실험을 통해서도 입증된 사실』이라고 강조한다. 조대리의 얘기를 들어보자.
황토방에 들어있는 전체 황토 비율은 약 5% 정도. 소량이긴 하지만 제품내 발포층과 인쇄층 두 곳에 황토가 골고루 섞여 있다. 논밭에 있는 황토를 그대로 사용하면 각종 불순물 및 유기물질로 제품 안정성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전남 화순 지역의 황토광산에서 원료를 채취, 황토가 되기 바로 직전의 퇴적암을 분쇄기로 곱게 갈아 이를 정제시켜 만든 미세한 분말가루를 제품에 바르거나 섞어 사용한다. LG화학은 현재 청주와 울산공장에 연산 5백만 미터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조대리는 제품의 효능에 대해서도 『황토는 원래 열을 받으면 몸에 좋은 원적외선이 발생한다』며 『황토방 역시 원적외선이 발생해 혈액순환과 생리활동을 활발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부분은 황토 전문가인 경상대학교 백우현 교수팀과 함께 실험을 실시했다』면서 『사람에게 센서를 부착한 후 신진대사 활발성을 측정해보니 황토방과 아닌 곳의 차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LG애드측은 항균과 방충효과에 대해 입증할 만한 실험결과는 마땅한 게 없다고 말했다.<홍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