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투자의 창] '세일 종목' 고를때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


한국 증시의 시계추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저평가에서 고평가로, 경기는 침체에서 호황으로, 투자 심리는 공포에서 탐욕을 향해 움직일 것이다.

하지만 2014년이 향하는 곳은 시계추의 극단이 아닌 중심이다. PER로 보면 내년은 고평가가 아닌 정상화 구간이다. 연말ㆍ연초 장밋빛 전망의 노이즈가 걷히고 나면 믿음에 입각한 미래 성장 기대의 하향 조정이 뒤따를 것이다. 역설적으로 경기 및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 수준이 좀 더 낮아져야 주가가 빠르게 전진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테이퍼링)과 중국(전인대)의 정책 불확실성, 여기에 펀더멘털 약화가 반영되고 하반기에 가야 투자 사이클이 재개되며 코스피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2년은 투자 측면에서는 그다지 재미없었지만 내년에는 다소 나아질 것이다. 금리 변화에 따라 돈의 흐름이 변화하면 가격이 움직이고 돈을 벌 기회가 생긴다. 기업들이 돈을 벌기 위해 투자로 나아갈 때 코스피의 상단이 열릴 수 있다.


우리 증시는 10년 단위로 큰 변화가 있었다. 미국의 유명한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 그러나 리듬이 있다(History doesn't repeat itself, but it does rhyme)"고 말했다. 경제의 역사도 그 자체가 동일하진 않지만 비슷한 흐름을 유지해왔다. 호경기와 불경기가 이러한 역사의 리듬을 타며 서로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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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기업가이든 주식 투자자이든 길게 보면 불경기에 투자하고 호황기에 투자열매를 수확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경기와 주가 사이클만 놓고 보면 지금은 누구나 낙관론자일 것이다. 글로벌 경기는 이제 바닥을 지나고 있고 후퇴보다는 성장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기와 속도이다.

글로벌 경기는 아직 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누구도 명쾌한 답을 줄 수 없는 상황이다. 불황기를 벗어난 것은 분명한데 그렇다고 호황기로 바로 가기도 쉽지 않다. 불길한 징조를 암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기대 수준보다 우리의 스탠스가 좀 더 낮다는 것이다.

주가는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선 후 대세상승을 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조정을 겪는다. 기업 실적의 호전 속도보다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른 경우 그 갭을 메우기 위한 조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판단의 기준은 앞서가는 주가와 실적과의 저울질에 있다. 백화점 세일 기간이 끝나면 제품의 가격은 원래대로 올라간다. 아직은 세일 품목도 있고 이미 정상가로 회복된 상품도 있다. 2014년의 투자 성과는 아직 정상가(미래 가치)보다 20% 내지 30% 싼 세일 품목을 골라내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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