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경찰서는 대형마트에서 상습적으로 물건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상습절도)로 윤모(4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해 4~9월 서울ㆍ경기도ㆍ충청도 등의 대형마트에서 탁구 라켓을 훔친 뒤 이를 환불하는 것처럼 점원을 속이는 등 총 62회에 걸쳐 탁구 라켓 95개를 훔치고 510여 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윤씨는 대형마트에서 환불을 할 때 5만원 이하의 물건은 영수증과 신분증을 확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씨는 미리 준비한 가방에 라켓 한 두 개 정도를 넣고 나온 뒤 마트로 돌아가 환불을 요구했다. 또 윤씨는 마트에서 영수증을 요구할 경우에 대비해 가끔 정상구매를 해 영수증을 준비해놓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씨가 훔친 라켓은 개당 3만 9,800~5만 9,800원으로 비교적 고가품에 해당한다.
윤씨는 경찰조사에서 “탁구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라켓이 작지만 생각보다 비싸다는 것을 알았다”며 “직업도 없이 혼자 중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집세를 낼 돈이 빠듯해 물건을 훔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지점이 있는 대형마트의 경우 타 지점에서의 구입사실은 공유되고 환불 내역은 공유되지 않는 시스템상 허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윤씨로부터 압수환 환불 영수증이 수백 장에 달해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