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42ㆍSK텔레콤)가 고국에서 부진 탈출의 열쇠를 찾을 것인가.
17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파72ㆍ7,361야드)에서 열린 한국ㆍ원아시아 프로골프 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9억원) 1라운드. 7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최경주의 바뀐 퍼터가 퍼뜩 눈에 띄었다. 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때까지 사용했던 퍼터 대신 스코티카메론 브랜드 제품을 들고 나왔다. 더욱이 퍼터 손잡이는 트레이드마크 같았던 '홍두깨 그립'이 아닌 일반적인 형태였다.
경기 이후 최경주는 "현 상황에서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뭘까 생각했고 그 답을 퍼팅에서 찾기로 했다"면서 "시즌 중이라는 부담을 무릅쓰고 좀더 확실한 믿음이 가는 것으로 바꿔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퍼터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6년 만에 가장 잘 됐을 때의 것으로 과감하게 바꿨다"는 그는 "무게감 등에서 편안함을 느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지만 정렬이 잘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PGA 투어 통산 10승(현재 8승)의 목표를 향한 의지와 함께 최근의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최경주는 올 시즌에서 PGA 투어 개막전 공동 5위가 유일한 '톱10' 입상일 정도로 침체했다. 마스터스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포함해 벌써 3차례나 컷오프를 당했다.
이날 최경주의 출발은 1오버파 73타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버디 4개에 보기 3개와 더블보기 1개를 곁들였다. 자신의 첫 홀인 10번홀(파5) 버디로 산뜻하게 출발한 그는 13번홀(파4) 더블보기가 아쉬웠다. 두번째 샷이 짧았고 어이없는 어프로치 샷 실수로 4타 만에 그린을 밟은 뒤 2m가량의 보기 퍼트마저 놓쳤다. 8번홀(파4)에서는 20m 거리에서 홀 20㎝에 붙이는 '명품 벙커 샷'으로 파 세이브를 해내 탄성을 자아냈다. "바람의 무게감을 파악하기 힘들었다"는 그는 "몸과 코스 컨디션은 좋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지난주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김비오(22ㆍ넥슨)는 4언더파 68타로 선두권에 나섰다. 지난해 미국 PGA 투어에 진출했다가 올해 2부 투어로 내려간 김비오는 이날 최경주 바로 앞 조에서 경기하며 5홀을 남기고 4홀 연속 버디를 엮어내 2주 연속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비오는 "전반 티샷이 불안정해 경기가 잘 안 풀렸지만 끈기를 갖고 노력하다 보니 후반에 아이언과 퍼트까지 잘됐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김시우(17ㆍ신성고2)는 3언더파 69타를 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용ㆍ김승혁ㆍ최진호ㆍ이정환 등이 2언더파 70타로 뒤를 이었다. 최경주와 동반한 박상현은 1타를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