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봉준호 "현실적인 괴물 만드는 게 관건이었죠"

영화 '괴물' 제작보고회에서 연출과정 소개

영화사 청어람은 8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봉준호(37) 감독의 신작 '괴물'(제작 청어람)의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한국 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괴수영화로 한강을 배경으로 딸을 구하려고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박강두(송강호) 가족의 이야기가 주요 얼개. '살인의 추억'으로 평단과 흥행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봉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로 감독에 대한 기대와 함께 "괴물이 어떻게 표현될까?" 등의 궁금증으로 많은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지난달 열린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돼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점도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3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린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만난 봉 감독은 "작품을 무사히 끝냈다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큰 의미"라고 말했다.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하니까 주위의 반응이 싸늘했습니다. '너 왜갑자기 이무기 영화 만들려고 하느냐?' '왜 영화 인생에 오점을 남기려고 하느냐?' 등 우려 섞인 반응이 대부분이었지요. 그런 반응들이 저를 자극했어요. 그렇게 말했던 사람들에게 (영화로) 보여주겠다는 오기가 발동했습니다." 이렇게 출발한 '괴물'은 전작 '프란다스의 개'와 '살인의 추억'에 참여했던 배우ㆍ스태프로 팀을 이뤘다. '살인의 추억'에서 함께 작업했던 송강호ㆍ변희봉ㆍ박해일과 '프란다스의 개'의 여주인공 배두나가 참여했고, '살인의 추억'의 촬영ㆍ조명ㆍ미술감독 등 대부분의 스태프가 힘을 보탰다. 봉 감독은 영화에 참여했던 배우ㆍ스태프들에게 감사의 말부터 전했다. "영화를 만들려면 배우와 스태프를 설득하는 작업이 첫 출발점입니다. 그들이 저에게는 첫 번째 관객인 셈이죠. 그들이 저를 믿고 제 편이 돼 따라와 줘야만 영화작업이 가능합니다. 제 자신도 처음 시도하는 영화에 시나리오만 보고 함께해 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반대로 송강호ㆍ변희봉ㆍ박해일ㆍ배두나 등 출연진은 감독에 대한 전폭적인 믿음과 신뢰가 영화 출연의 동기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괴물'에 쏠린 가장 큰 관심 중 하나는 괴물 캐릭터. 봉 감독은 "현실성이 있는 한국적인 괴물을 창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 스토리에 충실했다"면서 "우선 한강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나오는 괴물은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탄생한 괴물은 버스만 한 크기에 다리 한 쌍과 기형다리 한 개, 어류ㆍ양서류ㆍ파충류의 특징을 지닌 돌연변이의 모습을 가졌다. 그는 "완성도 높은 괴물이 영화의 출발점이라면 가족은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강조했다. "'괴물'은 박강두 가족이 괴물과 맞서는 영화입니다. 이 과정에서 빚어지는 가족간의 사랑 등이 영화의 주요 내용이지요. 이들은 평범한 가족에도 미치는 못하는 가족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괴물과 싸우는 과정에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 가족을 힘들게 만드는 세상이 자연스럽게 묘사돼요." 봉 감독은 "그러나 '괴물'이 (우리 사회의 문제점 등) 특정 메시지만을 전달하기 위한 영화는 아니다"라면서 프로파간다가 앞서는 영화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괴물'이 칸에서 찬사를 받았지만 그들은 이 영화를 100% 이해하지 못한다"며 "영화에는 한국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유머, 코미디가 가득하다"고 전했다. '괴물'은 내달 27일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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