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여년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이어온 독일인 임인덕(본명 하인리히 세바스티안 로틀러ㆍ사진) 신부가 별세했다. 향년 78세.
14일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임 신부는 전날 새벽(한국 시각) 독일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에서 지병으로 선종했다고 밝혔다. 임 신부는 건강이 악화되자 2년 전 46년의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독일로 돌아가 치료를 받아왔다.
임 신부는 뉘른베르크 출신으로 1955년 베네딕도회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에 입회한 뒤 1961년 종신서원을 하고 뮌헨대학교에서 종교심리학을 공부했다. 1965년 사제서품을 받고 이듬해 한국 왜관수도원에 선교사로 파견됐다. 성주성당과 점촌성당 주임신부를 거쳐 1972년부터 왜관수도원의 분도출판사 사장에 부임해 20여년간 운영을 맡아왔다.
임 신부는 출판뿐 아니라 영화를 비롯한 시청각 이미지를 사목활동에 많이 활용했다. 한국사회의 현실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민주화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계절의 사나이’, ‘나사렛 예수’, ‘찰리 채플린’ 등 16㎜ 필름을 한국어로 더빙해 대학가와 전국 본당의 노동자들을 찾아다니며 직접 영사기를 돌렸다. ‘십계’와 ‘거울’, ‘잠입자’, ‘침묵’ 등 총 60여 종의 비디오물도 번역해 보급했다. 1987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인한 골반 파열로 네 차례 큰 수술을 받으면서도 지팡이를 짚고 다니며 활동을 계속했다.
왜관수도원은 이날 아침 장례미사를 가진 데 이어 오는 31일 오전 10시30분에는 임 신부의 지인들을 위한 추모미사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