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31일 한국 코스피지수는 당시 역사상 최고치인 2,064.85포인트를 기록했다. 중국 투자 붐이 글로벌 부동산 가격 상승과 소비 증가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졌고 미국 금융기관들은 연쇄도산했다. 그 여파는 남유럽 재정위기,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졌다.
6년이 지난 지난달 30일 코스피지수는 2,059.58포인트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고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인가에 모아졌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 고점 돌파에 대해 비관적이다. 최근 외국인 순매수 행진이 이어지는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15조원의 주식을 사들인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5조1,000억원의 주식을 매도했고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도 5조4,000억원을 환매했다.
6년 만에 한국 코스피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온 의미를 살펴보고 대응전략을 수립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미국 경기가 정상화됐다. 미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진원지인 금융기관을 구조조정했고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 3차에 걸친 양적완화 정책으로 주택경기가 점차 회복되고 있고 셰일오일ㆍ가스 개발로 제조업 경기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가계부채도 위기 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 증거는 미국 다우지수가 위기 발생 시점보다 12% 높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본격화되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도 경기 회복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는 점에서 또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다. 선행지표들은 미국 경기 회복세에 무게를 뒀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미국의 경기 회복이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의 회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가 침체기를 겪는 동안 수출 의존형 구조인 한국 증시를 외면했다. 글로벌 투자자금은 독자적 내수시장을 가지고 성장하는 아세안 국가로 몰려갔다. 그러나 7월 초반부터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시장으로 대거 돌아왔다.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매력도 있었지만 선진국 경기 회복이 가져올 한국의 수출 증가를 겨냥한 선행적 투자요인이 더 컸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2년간 한국 주식시장을 외면했던 미국계 자금이 최근 외국인 매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은 중장기적인 경기 회복에 투자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경기가 정상화되면서 주식ㆍ채권ㆍ원자재 등 자산가치가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뿐 아니라 환율ㆍ금리 등도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왔다. 2007년보다 현재의 상황이 주가에 더 우호적이다.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주가 고점 돌파는 유효한 상황이다. 환율도 15% 저평가돼 있어 원화 강세 추세에도 불구하고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에는 유리한 상황이다. 글로벌 회복세가 원화 강세에 따른 마이너스 요인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