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의 新人脈] 식음료업계 '마케터 사관학교' CJ 출신 막강파워… 서울고·영남대도 탄탄


김해관·이해선·위규성·박인성 대표 등
CJ제일제당 마케팅실 출신 CEO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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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高·서울大 '너른 인물바다' 형성
윤영달·임창욱·박승복 회장등 맹활약

'조직 내부사람 밀어주기' 전통 탈피
정수용·김경중·김영태·김승일 씨등
언론·패션계서 파격적 인재 영입도
식음료 업종은 전통적으로 보수적 색채가 강해 다른 업종 출신이 발 붙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식음료 업계의 인맥지도는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출해 서울고ㆍ서울대ㆍ영남대ㆍCJ 출신 등이 맥을 형성하고 있는 정도다. 최근 들어 경쟁기업에서 실력자를 영입하는 등 파격적인 인재충원이 일반화되면서 인맥지도가 보다 다채로워지고 있다. ◇CJ인맥 곳곳 포진=사람 간 이동이 제한적인 식품 업계지만 CJ 인맥은 예외로 통한다. 이는 CJ가 삼성그룹에서 분리되며 회사에 남아 있던 우수한 인재들이 대거 흩어진데다 식품 업체로서는 드물게 사내 마케팅대학을 운영하는 등 인력관리에 주력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사정으로 CJ제일제당은 업계에서 '마케터 사관학교'로 불린다. 국내 최고 식품 기업답게 CJ제일제당의 마케팅실 출신 중에는 현직 최고경영자(CEO)가 적지 않다. 대표적 인물로는 김해관 동원F&B 사장, 이해선 CJ오쇼핑(옛 CJ홈쇼핑) 대표, 위규성 CJ라이온 대표, 박인성 유닉스전자 사장 등이 꼽힌다. 김 사장의 경우 CJ 부사장에 이어 화장품 업체 엔프라니 대표를 지냈다. 또 박 사장은 제일제당 마케팅부장과 올리브영 대표를 거쳤으며 위 대표는 두산 마케팅 상무로 일할 당시 '종가집' 김치를 최고의 김치 브랜드로 키웠다. 특히 이들은 친목모임인 '제마회(제일제당 마케팅실의 준말)'를 통해 소비와 상품 트렌드를 교환할 정도로 끈끈한 정을 과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화그룹에서 분리된 빙그레 출신 인사도 업계에 적지 않게 포진해 있다. 이 대표는 CJ뿐만 아니라 빙그레 마케팅실도 거쳐 두터운 인맥을 자랑한다. 하이트진로그룹 생수 계열사인 석수와퓨리스의 이창엽 사장은 빙그레 마케팅실장 출신이고 닭고기 업체 하림의 이문용 사장도 빙그레 영업본부장을 거쳤다. ◇서울고ㆍ서울대가 최대 학맥, 영남대도 탄탄=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조직의 성장을 일궈온 식품 산업의 특성상 지연이나 학연에 근거한 인맥구성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식음료 업계에 알려진 학맥이라 해봐야 서울고 출신 인사가 눈길을 잡는 정도다. 서울고 인맥의 좌장 격은 16회인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이다. 대상의 막후 조력자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이 20회, 박성칠 대상 대표가 26회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윤영달 회장과 동기다. 대학교로는 서울대 상경계열이 강세를 보인다. 최고령 CEO인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을 비롯해 신춘호 농심 회장, 정수용 빙그레 부회장, 김상후 롯데제과 사장, 박성칠 대상 사장,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최동욱 매일유업 사장 등이 모두 서울대 상경계열 출신이다. 유통가 주류인 영남대 인맥도 식음료 업계에서 눈에 띈다. 사실 유통가에서 '천마(天馬ㆍ영남대 상징물)'의 위상은 서울의 여느 명문대 이상이다. 부사장 이상 급만 대략 따져도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박건현 신세계백화점 부문 대표, 최우열 신세계첼시 대표, 정오묵 신세계이마트 중국본부장, 농심 계열 유통점인 메가와트의 강성균 대표 등이 있다. 식음료 업계에서는 이관훈(정치외교 76학번) CJ그룹 대표와 김해관(경영학 69학번) 동원F&B 대표가 영남대 파워그룹에 속한다. ◇옅어지는 '순혈주의'=실력주의 풍토가 대세를 이루면서 '조직 내부사람을 끌어주고 밀어주는 식'의 전통적 관점의 인맥 챙기기 문화는 옛말이 돼버렸다.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김의열 CJ푸드빌 대표는 모두 경쟁사인 대상 출신이다. 특히 김철하 대표는 지난 1977년 대상에 입사해 발효생산본부장, 바이오사업총괄 전무 겸 중앙연구소장을 맡는 등 대상에서 30년을 보냈다. 같은 맥락에서 CJ그룹은 오리온의 '마켓오' 브랜드를 총괄했던 노희영 부사장을 지난해 그룹 브랜드 전략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인재수혈에 개방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상은 2009년 창립 53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에서 CEO를 영입했다. 박성칠 대표다. 박 대표는 삼성전자 전무 출신으로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경영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프로세스 혁신(PI) 분야의 권위자로 꼽혀 픽업된 케이스다. 지난해부터 홍삼 사업을 시작한 동원F&B는 한국인삼공사 출신의 강순우씨를 건식인삼사업본부 부사장 자리에 앉혔다. 언론계 출신도 적지 않다. 합동통신 기자 출신으로 대표이사를 지낸 정수용 빙그레 부회장을 비롯해 김경중 SPC그룹 부사장, 김영태 하이트진로그룹 상무, 신연숙 크라운-해태제과 상무, 홍성일 풀무원 상무, 최형식 매일유업 이사, 정길근 CJ그룹 부장 등이 언론계 출신으로 활약하고 있다. 패션 쪽에서는 김승일 코오롱 상무, 최성호 이랜드 이사 등이 꼽힌다. 식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수적 풍토 속에서도 실력주의가 자리잡으면서 순혈주의 전통은 이미 깨졌다"며 "외부에서 영입된 인재 사이에 결속감이 강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한 부류로 묶일 만큼 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업계와 식품 기업 간의 밀착관계도 흥미롭다. 일례로 치킨 프랜차이즈로 큰 제너시스BBQ그룹의 윤홍근 회장은 대상의 미원 마니커 영업부장 출신이다. 이런 인연으로 대상의 중역들이 BBQ에 대거 자리를 잡았다. 우길제 BHC 대표도 대상 웰라이프본부장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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