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의회가 1일 자국 군기지의 미군 사용안을 부결한데 이어 이라크가 유엔의 지시에 따라 알 사무드 2 미사일을 제거하는 등 유엔 무기사찰단에 적극적인 협력 태도를 보임에 따라 이달 중 이라크전에 대한 공격을 개시하려는 미국의 계획이 기우뚱거리고 있다.
이라크전에서 미군의 터키 기지 사용을 거부하는 이번 표결은 미국이 전혀 예상치 못한 타격으로 이미 터키에 배치될 병력과 군수품을 실은 20여척의 미군함이 터키 항구 앞에 발이 묶인 상황이다.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이라크에 북부전선을 구축하려던 미국의 전략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북부전선을 통해 바그다드를 직접 압박한다는 당초의 전략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면 전쟁기간이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사담 제거와 유정 보호작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한편 이라크는 주말 동안 10대의 알 사무드 2 미사일을 폐기한데 이어 3일 7∼9대가 추가로 폐기될 것이 이날 오전 발표했다. 이라크는 알 사무드 2 미사일 제조에 필요한 모든 부품을 수일 혹은 수주 내에 폐기하기로 합의하고 또 탄저균과 1.5톤의 신경개스 VX를 폐기했음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을 1주내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메르 알-사디 이라크 중장은 미국이 여하튼 이라크를 침공할 의지를 꺾지 않는다면 미사일 제거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측은 미사일 제거가 예견된 속임수라며 이라크가 아직 다른 대량살상무기들의 행방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영국, 스페인과 함께 유엔 안보리에 이라크가 유엔 결의안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결의안을 제출한 상태이나 사담 후세인 정부가 유엔 무기사찰단의 명령대로 정해진 시한 내에 미사일 폐기작업에 착수하는 등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주내 혹은 다음 주 초까지 안보리로부터 결의안 승인을 얻어낸 후 곧바로 공격개시에 들어간다는 당초 일정이
(우정아 기자)
<미주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