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연령 낮춰 출산율 높이자"
'가족연령' 도입 추진'합산 가족연령이 적을수록 정부지원 많아
이재철기자 humming@sed.co.kr
젊은 세대의 초혼 시기를 앞당겨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가족연령' 개념의 도입이 추진된다. 가족연령은 해외 복지 선진국에서도 전무후무한 개념으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는 국내 상황에 비춰 도입 여부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18일 열린우리당에 따르면 이경숙 열린우리당 의원 등 여당 의원 21명은 지난 7일 국내 출산 연령을 낮추기 위해 '가족연령' 개념을 도입하는 내용의 '저출산ㆍ고령사회 기본법' 일부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 통과시킬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관련 법 개정안에 따르면, 가족연령은 한마디로 결혼 시기를 늦추고 있는 젊은 세대를 보다 '일찍' 결혼시키도록 유도하기 위한 일종의 '계산기'와 같다. 젊은 세대가 언제 결혼해서 자녀를 가질 때 정부로부터 출산ㆍ보육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지 한 눈에 계산할 수 있도록 만든 기준점이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족연령은 남편과 부인의 나이를 더한 값에서 자녀 연령을 뺀 값으로 정해진다. 예컨대 올 여름 결혼한 29세 동갑내기 A신혼부부의 현재 가족연령은 58세(29*2)가 된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쌍둥이 자녀 2명을 출산할 경우 여전히 58세[60(부부 합계연령)-2(보유자녀 연령)]가 유지된다. 쌍둥이 자녀의 나이가 부모의 나이 증가분을 상쇄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
반면 올해 결혼한 26세 동갑내기 B신혼부부의 가족연령은 현재 52세(26*2)지만, 내년 상반기에 자녀 1명을 출산하면 53세[54-1]가 된다.
이러한 조건의 AㆍB부부를 두고 만약 정부가 내년 하반기부터 각종 출산ㆍ육아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가족연령 기준을 '58세' 이하로 정해 시행할 경우 A부부는 '58세' 기준이 바뀌지 않는 한 계속 정부 지원을 받게 된다. B부부는 2007년, 2008년[54세(56-2)],2009년[55세(58-3)], 2010년[56세(60-4)], 2011년[57세(62-5)], 2012년[58세(64-6)] 등 총 6년 간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가족연령 기준을 '58세'에서 '57세'로 까다롭게 적용하면 A부부는 지원대상에서 아예 제외되는 반면, B부부는 1년이 줄어든 5년 동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가족연령이 도입될 경우 B부부처럼 결혼을 빨리 할수록 정부 지원을 많이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의원 측은 "젊은 세대가 30대 이후로 결혼을 늦출수록 가임기간이 줄어들고 후천적 불임은 늘어나게 된다."며 " 뿐만 아니라 출산에 대한 경제적 부담 등이 더욱 증가, 아이를 적게 나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가족연령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 의원측은 또 "현재 여당 내 상당수 의원들이 이 같은 신개념의 가족연령 도입에 호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가족연령 개념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각종 출산, 보육 관련 정부 지원책들이 가족연령을 기준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6/09/18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