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풍경화에 담은 빛의 경이

해를 머금은 바다… 유리에 반사된 빛덩어리…<br>도성욱 4년만에 개인전 오늘부터 가나아트센터

도성욱 '컨디션-라이트(Condition-Light)'

'빛의 화가' 도성욱(40)은 (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가 최근 발표한 지난 10년간 국내 미술품경매 결산자료에서 낙찰률 88%로 해당부문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출품작 66점 가운데 58점이 추정가를 훨씬 웃도는 가격에 낙찰돼 누적 총액은 10억원이 넘는다. 낙찰률은 미술시장에서의 '현재 인기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통한다. 종영한 MBC드라마 '로열패밀리'에서 대기업 회장의 집무실 벽에 도성욱의 그림이 걸려있었던 장면 역시 대중적 인기를 반영한다. 이 같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관객들을 기다리게 한 작가 도성욱이 4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작품명과 동일한 '컨디션-라이트(Condition-Light)'라는 전시 제목으로 8일부터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2,3층에서 신작들을 선보인다. 작가의 트레이드마크는 빼어난 필력에 기반한 사진보다 더욱 사실적인 묘사다. 오랜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빛의 느낌과 색을 표현하고자 하는 도성욱이 '초심'을 보여주는 자리라 더욱 의미 있다. "작품세계의 근본은 빛과 어둠의 표현"임을 강조하는 작가는 "나무 사이로 쏟아지거나 물결 위로 반짝이는 빛의 느낌과 색을 그리고자 하는데 어느 순간 대상의 구현에 관객의 초점이 맞춰져 '숲을 그리는 작가'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그간 도성욱은 '빛'을 보여주기 위해 실재하는 것 같지만 실재하지 않는 풍경을 그려왔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실경(實景) 속의 빛을 재현해 보인다. 뉴욕과 파리 등 이국적인 도시 풍경과 이중섭미술관 레지던시를 위해 머물렀던 제주 등 다양한 지역의 풍경은 작가의 지난 4년간 행적도 함께 보여준다. 숲을 벗어난 그의 신작은 해를 머금은 베네치아의 바다가 만들어낸 빛의 산란, 뉴욕 맨해튼의 유리 건물에 닿은 반사된 빛 덩어리, 제주 앞바다의 찰랑이는 빛의 물결로 다채롭게 펼쳐진다. 작가는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직접 경험한 빛의 느낌을 그대로 표현했는데, 대체로 동틀 무렵의 분위기가 작품으로 이어졌다. 박천남 성곡미술관 학예실장은 전시 서문에서 "개인적 체험의 풍경이지만…한번쯤 보고 싶은 풍경이기도 하고 평생을 보기 힘든 풍경이기도 하며 어딘가에서 문득 만날 것 같은 장면"이라고 평했다. 30여점의 신작을 내놓은 이번 전시는 24일까지 열린다.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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