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원·엔 환율 10일새 85원 하락… 1,300원 아래로

14원 내려 1,290원<br>작년 6월 이후 처음


엔화약세와 원화강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엔화에 대한 원화 값이 급등(원ㆍ엔 환율 하락)하고 있다. 미국 경제회복 기대감과 함께 외국인 자금이 일본 대신 우리 시장에 물밀듯이 들어오며 원화가 강세를 보인 반면 대지진으로 급등했던 엔화가 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원·엔 환율 하락은 긍정과 부정의 효과가 교차하지만 지나친 속도의 하락은 부정적 측면이 강하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4원50전 내린 1,086원60전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080원대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8년 9월 초 이후 처음이다. 최근 상승곡선(엔화약세)을 유지하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도 상승세를 보이며 0.64엔 오른 84.18엔(오후3시 기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전거래일보다 14원96전 하락한 1,290원81전을 나타냈다. 원·엔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22일 1,292원37전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원·엔 환율 수준보다 하락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원·엔 환율이 1,000원대에 머물던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일본 기업들과 거뜬히 경쟁을 해왔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지금처럼 원화절상 속도가 가파를 경우 우리 기업들이 대응할 시간이 부족해 이익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원ㆍ엔 환율이 900원대 중반을 유지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도 우리 수출전선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고 전제한 뒤 "현재 일본 기업들이 대지진 피해로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어 우리 수출기업들이 엔저에 따른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수출기업들이 엔저에 대비할 수 있도록 미세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원·엔 환율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대세다. 과거에 비해 엔화가치가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일본 대지진으로 우리 수출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면서 강세를 보였지만 세계경제가 회복기로 접어듦에 따라 원위치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다 우리 정부가 물가불안을 억제하기 위해 원화절상을 용인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엔화에 대한 원화 강세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엔화는 일본 대지진 직후 피해복구를 위해 대규모 엔화 자금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한때 강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일본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과 선진7개국(G7)의 개입으로 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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