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테가 눌러… 정직·청렴 이미지 기업가 출신좌익 산디니스타 정권시절 토지와 기업을 빼앗기고 투옥됐던 기업가 출신의 엔리케 볼라뇨스(73) 후보가 중미 니카라과 대선에서 11년만에 재집권을 노린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 다니엘 오르테가(55) 후보를 물리치고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공산 정권의 재등장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에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한 집권 자유헌법당(LCP) 볼라뇨스 대통령 당선자는 1928년 지주 집안에서 태어나 미 세인트루이스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미 유학파 출신.
그는 60년대 면직물을 생산하는 기업체를 설립하면서 기업인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재력과 사업수완을 바탕으로 그는 니카라과 제조업협회장을 지내기도 했으나 1979년 산디니스타 공산혁명을 계기로 다니엘 오르테가가 물러나던 89년까지 큰 시련을 겪었다.
산디니스타 민족해방군(FSLN)과 오르테가 사령관은 그가 공산혁명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그의 토지를 몰수하고 기업을 국유화하는 한편 반혁명분자라는 누명을 씌워 그를 투옥했던 것.
산디니스타 정권 말기 석방된 그는 민간기업연합회장으로 추대돼 지난 90년 대선에 출마했으나 비올레타 차모로에게 패배했다.
정권의 박해속에도 조국을 등지지 않은 `정직ㆍ청렴한 기업인'이라는 이미지를 배경으로 그는 96년 아르놀도 알레만 현대통령의 러닝 메이트가 돼 부통령에 당선됐으나 알레만 정부의 부정부패가 지탄대상이 되자 부통령직을 자진 사임했었다.
이번 결과와 관련 정치분석가들은 "집권당의 경제 정책 실패에 대한 실망보다는 오르테가 전 대통령이 이끌던 공산 산디니스타 정권에 대한 불신이 민중들 사이에 더 크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면서도 황폐화한 니카라과 부흥을 위한 볼라뇨스의 향후 행보가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홍현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