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내년 경기침체 가속 우려/산은,제조업설비투자 4년만에 감소 전망

◎전자·철강 등 간판업종이 부진/민간경제활동 급속위축 예상최근들어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민간의 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둔화되는 가운데 내년중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도 4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돼 민간부문의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민간부문 경제활동의 급속한 위축은 경기침체의 골을 더욱 깊게 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회생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실정이다. 그동안 활황경기를 지탱하던 양대 바퀴중 하나였던 수출이 이미 활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설비투자마저 이처럼 급감, 향후 성장의 잠재적인 추진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더구나 통상 경기침체기에 있어서 급속한 경기냉각의 완충역할을 해주는 민간소비마저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어 최근 재경원이 내놓은 내년도 경제운영방향이 너무나 낙관적인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 산업은행의 조사에서 특징적인 것은 그동안 경기활황을 선도해왔던 업종의 투자가 급격히 위축된 점이다. 전기전자의 경우 올해 25.1%였던 설비투자 증가율이 내년에는 마이너스 3.4%, 철강이 40.1%에서 마이너스 2.5%, 석유화학이 70.4%에서 마이너스 2.7%로 급감했다. 우리 경제의 간판업종들이 향후 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케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내년에 설비투자가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다. 그동안 추진돼 왔던 대규모 설비투자가 상당부분 일단락된데다 경기부진의 여파로 재고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투자마인드가 다소 냉각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처럼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급속히 위축되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향후 경기전망이 불투명하다는데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기업들은 앞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을 예상하며 점차 설비투자를 늘려가고 이것이 다시 경기회복을 부추기는 상호작용을 일으키는게 통상적인 경기회복기의 패턴이다. 따라서 기업들의 투자의욕이 향후 경기전망의 불투명으로 인해 이처럼 위축되는 것은 기업들의 합리적인 경제전망을 저해하는 요인이 많았다는 것이고, 이는 다시 말해 정부의 경제정책운영의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결국 지금의 경기상황을 감안할 때 인위적인 경기부양정책보다는 경제운영의 투명성을 높여 경제주체들의 합리적인 예측을 가능토록 함으로써 경제의 자생력을 높여야 한다는게 중론이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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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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