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각한 증시의 ‘개인소외’ 현상

증시에서 개인투자자 소외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걱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비율이 42%대에 이르는 등 외국인에 의해 장세가 주도되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투자나 배당을 통해서 수익을 올리는 것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뿐이고, 개인투자자들은 대부분 손해를 보고 나서 속속 증시를 떠나고 있다. 증권예탁원에 의하면 지난해 12월결산 거래소상장사, 코스닥등록사 및 제3시장 법인 1,500개 사에 투자한 투자자 중 개인투자자는 315만5,039명으로 전년 보다 20만9,010명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개인투자자의 감소는 지난해 증시의 종합주가지수가 515에서 800대까지 60%가 상승한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것이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수는 각각 15.47%, 9.84%로 늘었고 이들이 보유한 주식 수도 크게 늘었다. 외국인의 투자증대는 지난해 주식투자 실적과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증권거래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은 평균 15%, 기관은 11%의 투자수익을 올렸으나, 개인은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배당실적으로 이어져 배당금이 평균 31%올랐는데, 배당이 늘어난 기업은 대부분 외국인투자 종목에 집중돼 있다. 더욱이 외국인투자 비중과 경영에 대한 입김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의 배당압박이 강화된 것도 배당금이 늘어나게 된 원인이라고 한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소수의 대형우량주에 집중 투자를 함으로써 우량주의 매물부족현상까지 나타날 정도다. 이 같은 매수세에 힘입어 우량대형주는 거의 모두 주가가 크게 올랐다. 그 결과 이런 우량대형주는 개인이 투자하기에는 너무 가격이 비싸졌다. 대표적인 예로 55만원대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저점 대비 거의 배가 오른 가격이다. 자금력이 약한 개인 투자자 가운데는 중소형 저가주에 투자한 경우가 많은데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 대부분 손해를 봤다. 이처럼 대부분의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종합주가지수가 오른 것은 증시에서 소수의 대형우량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졌기 때문으로, 심각한 주가 왜곡의 원인도 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자금력과 정보력에서 개인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기 때문에 개인들이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가 어렵다. 그것이 `개인소외`를 불러오는 근본 원인인데 외국인비중이 날로 커지면서 `내국인소외`로 번져가는 상황이라고 한다. 자본시장의 건전한 육성발전은 개인투자자의 두터운 저변확보에 달려있다. 정부와 증권업계는 개인들에게도 주식투자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제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개인투자자들도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매매가 아니라 외국인들의 실적에 바탕한 펀더멘털 투자기법을 배우는 데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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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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