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의 고평가를 바탕으로 연일 프로그램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사상 최고치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를 감안할 때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사상 최고치인 1조4,000억원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선ㆍ현물간 가격차이인 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10포인트로 마감했지만 장중 0.4포인트 이상의 높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한데 힘입어 2,509억원의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와 종합주가지수를 11포인트 끌어올렸다.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고평가된 상황이 지속되자 상대적으로 비싼 선물을 팔고 저렴한 현물을 사는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가 활발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1조3,290억원 수준에 올라서 사상 최고치인 지난 2000년 1월10일의 1조4,302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지난해 매수차익거래 잔액 최고치인 4월25일(종합주가지수 872포인트)의 1조3,315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최근 베이시스의 안정적 흐름을 고려할 때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사상 최고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승훈 대한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프로그램 매매에 영향을 주는 시장 베이시스가 장중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와 금리인하 기대감을 재료로 강세를 보이자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가 활발히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전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지난해 4월 고점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그 때보다 종합주가지수가 240포인트 가량 낮은데다 추가자금 유입 가능성을 고려할 때 사상 최고치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매수차익거래 잔액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리만브라더스증권이 설계ㆍ운용하는 주가연계증권인 KELS의 프로그램 매수 여력이 4,400억원에 달한다는 점도 프로그램 매수세의 추가유입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하지만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더라도 이후 청산 과정을 거치며 매물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황승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들어오는 프로그램 매수의 성격이 매우 단기적이고 상대적으로 높은 베이시스 수준에서 들어온 물량이라 베이시스가 0.1포인트 수준으로 낮아져도 바로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