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중인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과의 교감에 대해 “(중앙은행이) 시장의 기대에 항상 맞추거나 시장이 늘 따라오기는 어렵기 때문에 60~70%는 맞추고 30~40%는 따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4일(현지시간) 김 총재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소재 펜실베이니아대학 초청 강연에 앞서 특파원들을 만나 “시장의 기대에 (100%) 맞추기만 한다면 ‘개 꼬리 물기’가 될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중앙은행이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시장의 이끌고 나가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총재는 ‘베이비스텝(baby step)’식 금리인상과 관련, “한달 건너 뛰어 한번씩 금리를 올리는 것을 의미 하지 않는다”며 “금리는 결정 당시의 상황에서 최선의 정보를 가지고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아 소통부재를 아쉬워하는 지적에 대해 “시장이 말을 잘못 받아들이며 왜 저렇게 생각할까 하면서도 한 달에 한번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다행스럽게 여긴다”며 “설명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979년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 총재는 유학 당시 큰 도움을 준 은사이자 세계적 경제학자인 로런스 클라인(Lawrence R. Klein)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와 재회했다. 올해 91세인 클라인 교수는 현대경제학의 초석을 다진 폴 새뮤얼슨의 제자로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8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김 총재는 70년대 한국정부의 자문역을 맡았던 클라인 교수와의 인연으로 이 대학에 유학을 가게 됐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유학기간 중 클라인 교수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클라인 교수의 강의 수강생 50명중 김 총재를 비롯한 3명만이 A학점을 받았고, 이런 김 총재의 노력과 성실함을 높이 산 클라인 교수가 자신이 창립한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에 김 총재의 일자리를 마련해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