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입법으로 추진돼온 비정규직법 개정이 정부입법으로 다시 추진된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비정규직법 개정 시한에 맞춰 개정법이 시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기권 노동부 근로기준국장은 9일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비정규직법 개정을 여당 등과의 공감 하에 정부입법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그동안 여당·노동계 등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비정규직법 개정이 시한인 7월 이전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이를 위해 정부안으로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입법으로의 방향 선회에 대해 “어떤 방향이건 비정규직법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노동시장에 분명히 전달돼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도 7월 이전에는 개정법이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구체적인 개정 내용은 현재 협의 중이며 가능한 빨리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정부는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마련했다가 지난 1월 여당인 한나라당이 의원입법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개정 작업을 한나라당에 넘기고 기다려왔다.
이번에 이를 다시 정부입법으로 바꾸기로 한 것은 한나라당 내에서 개정 내용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인데다 정책연대를 하고 있는 한국노총 등과 제대로 합의를 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한나라당이나 한국노총 등이 합의하기도 쉽지 않고 합의를 하더라도 이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공기업과 은행 등 경제위기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문을 제외하고 중소기업에 대해서만 고용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한국노총은 고용기간 연장 자체가 법 취지를 훼손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이달 중에 정부입법으로 비정규직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입법예고 기간을 줄이는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면 7월 시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