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게임업계 변화가 필요한 때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지난 2007년 게임 업계를 관통한 단어 하나를 꼽는다면 ‘위기’를 꼽을 것이라 생각한다. 국내에서 많은 제품이 개발됐지만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제품의 수가 미미하고 그 성공의 규모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작아졌다. 그동안 한국 게임의 수출시장으로만 생각됐던 중국이 오히려 한국에 역수출해 성공작을 내기도 했다. 올 초부터는 게임 선진국에서 만든 대작들이 출시될 시기만 기다리고 있다. 위기의 원인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겠지만 이를 단순하게 게임 업계의 직무유기로 몰고 가는 것은 곤란하다. 오히려 게임 업계는 실패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일했다. 게임 업체들은 저마다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게임이 무엇인지 그 게임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를 철저하게 조사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신작 게임을 내놓았다. 문제는 개별 업체들의 조사결과가 모두 비슷하다는 데 있다고 본다. 비슷한 게이머를 공략하기 위해 비슷한 게임을 만들어 시장에 서비스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새로 나온 게임을 어렵게 배울 필요 없이 이전에 나왔던 익숙한 게임을 즐기는 편이 게이머로서는 현명한 선택이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그 어느 해보다 신작게임의 인기가 적고 기존 게임들에 게이머가 몰리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게임 업계 모두가 합리적인 노력을 했지만 역설적으로 그 결과는 각 게임업체들이 가장 비합리적인 행동을 취하게 만든 셈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역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좋아할’ 것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도 중요하지만 감성과 혁신으로 무장하고 실패의 위험을 떠안을 수 있어야 한다. 400년 전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라는 장군의 호통은 지금 게임 업계에 여전히 통하고 있다. 한국 게임 업계가 지난해 위기를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정신으로 극복하지 못한다면 올해는 업계의 더 큰 위기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모두의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