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후 정부 재정지출로 교육과 의료 부문의 빈부격차는 크게 개선됐으나 주택 부문의 빈부격차는 별로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그동안 세금을 걷어 교육과 의료 부문에는 많이 투자했지만 무주택자 지원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해 지난해 부동산가격 불안정의 원인을 일부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박기백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정포럼 1월호에 기고한 `재정의 소득재분배 효과`라는 보고서에서 임대주택 건설과 전세비 지원 등 주택 부문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출이 개인소득에 기여한 빈부격차(지니계수) 개선효과는 지난 98년 0.23%에서 99년 0.13%, 2000년 0.14%, 2001년 0.09%, 2002년 0.09%로 격감했다고 밝혔다. 주택 부문의 지니계수 개선효과가 98년 이후 4년간 0.14%포인트나 축소됐다는 것은 그만큼 무주택자들이 집을 구하기가 힘들어진 반면 부자들은 집을 더 많이 소유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반면 재정지출을 통한 의료 부문의 지니계수 개선율은 98년 2.13%, 99년 2.35%, 2000년 2.25%, 2001년 2.67%, 2002년 2.77% 등 꾸준히 개선됐다. 교육 부문의 지니계수 개선율은 98년 3.21%에서 99년에는 1.56%까지 추락했다가 2000년 2.44%로 회복한 후 2001년 1.73%, 2002년 2.07% 등으로 등락을 보이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 등 이전소득의 지니계수 개선효과는 98년 0.10%, 99년 0.40%, 2000년 0.81%, 2001년 1.15%, 2002년 1.58% 등으로 커져 재정지출이 전반적으로 빈부격차 해소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세금을 통한 지니계수의 개선율은 98년 1.74%, 99년 1.52%, 2000년 1.17%, 2001년 1.13%, 2002년 0.69% 등으로 계속 낮아져 조세제도의 소득재분배 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개선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