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기준 모호해 결과 이의속출/대부분 유흥업소서… 여성 불리/기업실무자들도 “실효 회의적”술자리나 노래방에서 이뤄지는 「격식파괴형」 신입사원 면접이 평가의 공정성면에서 신뢰성이 낮은데다 심지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양대 김재원 교수(경제학)는 10일 『격식파괴형 면접방식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선발하는데 적절한 방식인지 회의적』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교수는 『격식파괴형 면접은 자칫 구직자들이 모멸감을 받고 면접 결과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며 면접담당자 조차도 선별기준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평가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유흥업소에서 이뤄지는 면접은 필연적으로 여성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이에 따라 격식파괴형 면접은 채용에서 남녀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입사시 성적과 입사후 실적의 상관관계가 매우 낮은 국내 현실에서 이같은 면접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채용의 신뢰성을 더욱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기업 인사담당자들도 격식파괴 면접에 대해 필요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김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D그룹의 인사담당관계자는 『면접시험 결과는 우수한 반면 실제 인사고과는 기대에 못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격식파괴 면접은 1차 공정한 평가에 이은 2차 부서배치 때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S그룹 관계자도 『격식파괴 면접은 평범한 과거의 방식으로는 인성과 감성 등의 면에서 회사가 원하는 인재를 선별할 수 없다는 데서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는 있으나 아직 검증이 안돼 시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격식파괴형 면접보다는 현대그룹과 삼성그룹이 시행하고 있는 「사원간 면접」이나 출생지, 출신학교 등 개인에 대한 자료없이 면접을 하는 「무자료 면접」, 「프리젠테이션형 면접」이 인재선발에 더욱 유용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올 하반기 채용에서는 우방이 술자리면접을, 현대상선이 갈빗집 면접을 실시하고 있으며 대상은 노래방·술집·백화점·사우나 등 지원자가 원하는 곳에서 자유복장으로 선배사원과 하루를 보내는 면접시험을 치르고 있다.<최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