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의 귀재 커크 커코리안(87ㆍ사진)의 제너럴모터스(GM) 투자가 성공할까.’ 커코리안이 이끌고 있는 투자회사 트라신다가 4일(현지시간) 실적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GM 주식 2,800만주를 주당 31달러에 매입하겠다고 발표하자 커코리안의 ‘GM 베팅’ 배경이 투자자들 사이에 초미의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트라신다는 이미 2,200만주(3.9%)의 GM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이번 매수가 성사될 경우 GM지분율이 8.84%로 높아지며 GM의 3대 주주로 떠오르게 된다. GM은 최근 회사채 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전락할 위기에까지 놓이며 주가가 13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위기의 기업’들을 사들여 엄청난 투자수익을 거두어왔던 커코리안이 GM 투자의사를 밝히자 투자자들은 ‘커코리안이 GM주식을 사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흥분하는 모습이다. 페더레이티드인베스터즈의 유리 랜즈만은 “GM 영업은 최악의 상황이지만, 커코리안의 경력으로 볼 때 그의 주식 인수를 음미해 볼만하다”고 평가했다. 4일 뉴욕시장에서 GM의 주가는 하루동안 5.03달러(18%) 급등하며 32.80달러로 마감했다. 그의 투자소식은 미국 주식시장 전반에까지 호재로 작용하면서 이날 다우존스는 127.69포인트(1.24%) 오른 1만384.64로, 나스닥은 29.16포인트(1.51%) 오른 1,962.23을 기록했다. 커코리안이 1990년대 다임러크라이슬러 인수를 시도하는 등 자동차 산업에 일가견이 있다는 점도 이번 GM 투자를 더욱 주목받게 하는 요인이다. 그는 1990년 크라이슬러가 대규모 손실을 보자 크라이슬러 주식 2,200만주를 매수했으며 이듬해에 600만주를 추가로 매수했었다. 그는 크라이슬러가 배당을 늘리도록 했고, 트라신다의 직원들을 크라이슬러의 이사진으로 앉히는 등 경영에 깊이 관여했었다. 비록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1995년에는 크라이슬러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었다. 회사측은 크라이슬러가 1998년 다임러에 합병되면서 커코리안이 27억달러의 투자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콜니체르 자산운용의 존 콜니체르는 “커코리안으로 인해 GM은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고, (경영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노조에 대해서도 더욱 강경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커코리안은 크라이슬러 외에도 화려한 투자실적을 갖고 있다. 1965년 트랜스인터내셔널항공에 300만달러를 투자한 후 트랜스아메리카에 1억4,900만달러를 받고 매각해 차익을 남겼다. 1967년에는 카지노를 사들여 라스베이거스 최대 규모의 카지노호텔인 ‘MGM 미라지’로 키워 세계적인 갑부로 떠오를 수 있었다. 작년에는 보유하고 있던 영화사 MGM의 지분을 소니에 매각하면서 31억달러를 추가로 벌어들였다. 그는 포브스가 선정한 41대 부자로, 보유 재산만 89억달러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