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search)은 '답을 알려주고(answer) 보좌해 준다(assistant)'는 의미로 바뀌고 있습니다. 검색은 구글 글라스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항상 옆에서 내가 찾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먼저 알려주는 서비스로 진화할 것입니다."
조원규(47ㆍ사진) 구글코리아 R&D 총괄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검색 기술의 궁극적 목표는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주는 것"이라며 "검색이 단순히 단어와 매칭되는 정보를 찾아주는 것에서 질문의 의도를 파악해 원하는 답을 찾아주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질문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5억7,000만개의 대상과 180억개의 속성을 짝지어 놓은 지식그래프를 만들어 이미지패널ㆍ라이프패널ㆍ지식패널 등 세 가지로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검색의 무게중심이'단어'에서 '의미'로, '보여주기'에서 '해답찾기'로 이동하면서 코페르니쿠스적 변화가 나타났다. 조 대표는 다양한 사례를 보여줬다. 가령 검색창에 '이승만 배우자'를 치면 앞 단어인 이승만에 대한 검색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질문의 답인 '프란체스카 도너'를 보여준다. 복잡한 계산식을 검색하면 더 명확해진다. "이십 더하기 팔십 곱하기 이는"이라고 입력하면 "일백팔십", "코사인30"이라고 치면 "0.1542…"라고 답한다. 음성인식도 가능해 말로 물어보면 말로 답한다. 그는 "조만간 복잡한 질문에 답하고, 질문과 답을 주고 받는 대화형 검색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검색은 곧 '스마트 어시스턴트'(똑똑한 비서)가 될 전망이다. 조 대표는 "정보가 상상할 수 없는 것으로 다양해지면 과거에는 생각지도 않던 것들이 검색의 영역이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검색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지고 검색이라는 걸 느끼지 않고 정보를 쓰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검색은 지금도 어시스턴트 기능을 한다. 구글 검색창에 "집에 전화 걸어"라고 말하면, '집'으로 전화 건다. "도착한다고 아내한테 문자 보내"라고 말하면 "도착"이라고 쓴 문자창이 떠 "전송" 버튼만 누르면 된다. 또 "내일 아침 6시 알람 설정"이라고 말하면 알람이 설정되고, "서울경제 홈페이지로 이동"이라고 말하면 서울경제 홈페이지가 뜬다.
앞으로는 검색이 필요한 정보를 알아서 갖다 주는 똑똑한 비서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조 대표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을 착용하면 내가 누군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 등을 알아서 거기에 맞는 답과 필요한 정보를 알려줄 것"이라며 다국어에 능통한 비서가 필요 없는 시절이 곧 올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은 다양한 기능보다 속도를 더 중시한다. 매일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쌓이고, 수 억 명이 동시에 검색을 해도 0.25초를 넘기지 않는다. 사용자가 "대한민국"을 검색하면 평균 0.25초 동안 2,400km를 돌아다녀 결과를 가져온다. 빛의 속도다. 속도유지를 위해 지난해 7만3,086개의 새로운 기능 중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665개만 업데이트했다.
구글은 또 몇 분 또는 몇 초마다 전세계에 있는 최신 자료를 찾아 업데이트한다. 모아놓은 콘텐츠는 컴퓨터가 100만 시간 걸려 수집해야 하는 10억 기가바이트 이상이다.
조 대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용자들은 자기가 찾고 싶은 것을 검색어로 정확히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다"고 전제한 뒤 "지식그래프를 통해 관련된 정보를 다양하게 보여줌으로써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구글 나우를 통해 사용자가 묻기도 전에 관심 있을 만한 콘텐츠를 보내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