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공격적 매도' 심상찮다

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관망세를 보이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최근 공격적 매도에 나서면서 이들의 향후 행보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국인들이 계속 주식을 팔아치울 경우 종합주가지수 900선 지지가 물건너 가는것은 물론 연초이후 지속되고 있는 개인 자금의 증시 유입에 제동이 거리면서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외국인 매도로 시장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오후 1시40분 현재 11.43포인트 밀린 906.39를 기록하며 4일째 하락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매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라는 견해와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 매도 공세 강화 = 외국인들은 지난달 3일부터 20일(영업일 기준) 연속'셀 코리아'를 한뒤 이달 들어서는 관망세를 보였으나 최근 3일 연속 팔아치우는 등매도 공세를 다시 강화하고 있다. 이에따라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조741억원을 순매도한데 이어 이달에도 지난 28일 현재 1천27억원의 누적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올들어 28일까지 1천459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날도 1시40분 현재 순매도액이 1천억원에 육박, 연초이후의 외국인 매매가 순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국인들은 매도 종목도 정보기술(IT) 관련주에서 금융주 등으로 무차별 확대하고 있다. 이달 들어 28일까지 외국인 순매도는 포스코가 1천77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1천625억원), 현대차(1천449억원), 신세계(1천174억원), 국민은행(388억원)등의 순이었다. ◆경기.실적.북핵이 원인 = 외국인 매도의 가장 큰 이유는 한국 경제 자체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 아니라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우려한 '선제적 행동'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8일(미국 시간) 발표된 미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1%로 2년래 최저치로 떨어진데서 보듯 세계경제의 둔화 움직임이 뚜렷하기 때문에 단기 투자펀드들이 서둘러 증시쪽의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을 비롯한 국내외 증시의 최근 하락은 근본적으로 세계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 글로벌 주가가 하락할 경우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의 민감도가 크기 때문에서 단기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빨라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도 외국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제조업체와 은행들의 1.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2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시 불거진 북핵 문제도 외국인들에게는 불안 요인이다. 북한의 6자회담 탈퇴가 현실화하고 이에대한 미국의 제재가 구체화할 경우 외국인들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향후 행보 '오리무중' = 이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향후 외국인의 행보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있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세계경제와 향후 금리에 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입장이 뚜렷해질 다음달까지는 외국인들이 매도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여기에 기업실적 둔화가 2분기에도 지속되고 북핵문제가 악화될 경우 외국인의매도가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셀 코리아'에 나서는 최악의 상황을상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얘기하고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미국의 인플레 우려로 외국인투자자 중 단기 투자를 하는 일부 유럽계 펀드와 헤지펀드가 빠져나가고 있으나 일단락 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세계 경기와 기업실적, 북핵 등에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힐 5-6월까지는 외국인이 적극 사지도 않겠지만 일방적으로 팔지도 않는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는 외국인이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매도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기때문에 금리를 올릴 수 만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따라이머징마켓에서의 자금 이탈 우려도 잦아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3월이후 외국인과 프로그램의 매도가 4조원 넘게 쏟아졌지만 기관과 개인이 이를 받아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급이 나쁘지않기 때문에 시장이 900선 밑으로심하게 추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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