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진핑 동남아 외교 광폭 행보

오바마는 순방 일정 취소했는데…<br>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설립 제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셧다운(정부 폐쇄)에 발목이 잡힌 사이 위안화의 힘을 등에 업고 동남아 외교에 적극 나서고 있다.

3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회 연설에서 "중국의 발전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에 위협이 아니라 기회"라고 강조하며 "아세안 국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정치ㆍ경제전략에서 믿음을 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인도네시아어로 인사하고 중국의 고전인 '홍루몽'에 자바섬이 나온다는 예를 들며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오랜 우호관계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아세안 국가들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에 대해서도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는 완화된 표현을 사용하며 아세안 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문제를 제기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던 것과는 상반된 입장을 나타낸 셈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셧다운으로 동남아 순방일정을 일부 취소하는 등 발목을 잡힌 사이 시 주석의 동남아 외교가 큰 걸음을 내디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순방 중 시 주석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설립을 제안하는 등 경제공세를 취하기도 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중국은 아세안 회원국을 포함한 아시아개발도상국들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 설립되면 기존 국제개발은행들과 함께 아시아 지역 경제발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달 3일 난닝 중ㆍ아세안 엑스포에서 1,500억달러의 아세안 개발투자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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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에서 미중 간 중간역할을 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도 선물보따리를 안겼다. 시 주석의 인도네시아 방문을 계기로 무역ㆍ투자ㆍ관광ㆍ에너지ㆍ우주탐사 등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포괄적 전력적 제휴 수준으로 양국관계를 끌어올렸다. 특히 미국 등의 출구전략으로 극심한 통화불안을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안정을 위해 100억위안(163억달러)의 통화스와프도 체결했다.

한편 시 주석은 인도네시아 방문 후 말레이시아로 넘어가 나집 라작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7~8일로 예정된 발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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