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街, 세계적 수익변화에 민감 투자선행지표 활용"
최근 몇년 사이 미국의 투자전략가들이 한국 증시의 움직임을 뉴욕 증시의 선행지표로 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의 자매지 배런스지가 19일 보도했다.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처드 번스타인은 "(월가) 투자자들이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를 세계경제 성장, 인플레이션, 나스닥 지수 등락의 벤치마크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ISI 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 에드 하이만과 낸시 라자도 "수출주도의 한국경제가 세계 유동성 흐름과 경기사이클에 가장 민감하다"며 "종합주가지수를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와 세계경제 회복의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잡지에 따르면 한국의 주가가 뉴욕 증시의 예측도구로서 기능한 것은 2년 전부터. 지난 2000년 1월 한국의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는 데 그후 3월에 뉴욕 증시는 정점을 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ISI 연구소는 매일 종합주가지수를 체크해 투자자들에게 선행지표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주가가 하락하자 뉴욕 증시 투자자들은 매수를 중단, 관망세로 돌아섰고 다시 상승세를 보이자 지난주에 대규모 매수로 나섰다.
뉴욕 증시 경제전문가들이 한국의 주가를 뉴욕 증시의 예측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이유는 다양하다. 메릴린치의 번스타인은 "한국 기업의 부채비율이 높기 때문에 세계적인 수익변화와 수익기대에 민감하다"며 "최근 부채비율이 낮아졌지만 종합주가지수는 글로벌 수익 사이클을 예측하게 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지난 6개월 동안 한국 증시와 뉴욕 증시가 독자적으로 움직이면서 선행지표로서의 기능이 다소 약해지고 있다.
한국 증시는 그동안 43% 상승했지만 S&P 500 지수는 4% 하락했다. ISI 연구소의 낸시 라자는 "한국 증시는 작은 이머징 마켓이고 뉴욕 증시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두 증시의 상관성에 단절이 있다"며 "그러나 한국 주가지수가 중요한 예측자료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