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운전자 없어도 잘 달리네" 자율주행자동차의 빗속 질주

현대자동차그룹이 2일 경기도 화성시 자동차안전연구원 ITS시험로에서 개최한 ‘제12회 미래자동차 기술공모전’에 참가한 각 팀들의 자율주행자동차가 시험로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005380)그룹 ‘제12회 미래 자동차 기술공모전’ 개최 … 한양대팀 최종 우승

2일 경기도 화성시 자동차안전연구원 ITS시험로. 현대자동차그룹이 마련한 ‘제12회 미래 자동차 기술공모전’ 본선 대회가 열린 이날 소나기가 시원하게 내렸지만 장내 열기는 후끈 달아올렸다.

미래 자동차 기술공모전은 대학생들이 직접 자동차 실물을 제작해 겨루는 국내 유일의 자동차 공모전이다.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한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직접 자동차에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1995년 시작됐다. 특히 지난 2010년 10회 대회부터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자동차 경진대회’를 연구 주제로 선정해 참가 학생들이 실제 무인 자동차를 제작해 도로를 주행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운전자 없이 레이더, 카메라와 같은 주행환경 인식장치와 GPS 같은 자동 항법 장치를 기반으로 조향·변속·가속·제동을 스스로 제어해 목적지까지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을 말한다.


이번 대회는 1일 치러진 예선 성적에 따라 본선 진출 12개 참가팀 중 상위 4개 팀(카이스트·서울대·국민대·한양대)이 관중들 앞에서 자율주행자동차를 최종 시연하고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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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상위 4개 팀은 물론 본선 진출 12개 참가 팀 모두에게 연구용 차량과 연구비(최대 9,000만원)를 지원했으며 참가팀들이 팀 단위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기술분야별로 자문 연구원과 함께 연구 개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1등 상금이 1억원에 달하고 2등과 3등도 각각 5,000만원과 3,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는 만큼 참가 학생들의 표정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선 팀은 강력한 우승 후보인 카이스트. 금방 지나간 소나기로 도로 면이 미끄럽고 자율주행자동차의 기본이 되는 센서가 모두 젖어있는 상태에서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드는 상황에서도 학생들의 표정에서는 자신감과 여유가 느껴졌다. 시작을 알리는 신호음과 함께 카이스트의 벨로스터 자율주행차가 주행을 시작했다. 사람이 타지 않은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장내에 모인 관중들은 ‘와’하는 탄성을 내질렀다. 이날 코스는 복잡한 교차로·안개·선행 차량 낙하물·가속 주행 구간 등 2.5㎞의 실제 도로상황과 유사한 코스로 구성됐다. 관중들은 각 팀의 자동차들이 멋지게 코스를 소화해낼 때는 탄성을, 차선을 이탈하거나 장애물과 충돌할 때는 탄식을 내뱉으며 손에 땀을 쥐고 경기를 지켜봤다. 최종 우승의 영광은 한양대팀에게 돌아갔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자동차업계의 최대 화두다. 교통사고로 인해 국내에서 1년에 5,400명이 사망, 178만명 부상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교통사고로 인해 연간 12조 8,000억원, 간접 피해를 포함하면 연간 40조원 정도의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자율주행차가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물론 글로벌 선진 자동차 업체들은 자율주행자동차 기술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구글과 같은 IT 기업까지도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특히 이번 대회에서 고가의 DGPS(Differential GPS)를 사용했던 기존 대회와 달리 상대적으로 저가인 GPS를 사용해 경로를 추종하게 해 자율주행자동차의 현실화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차선이탈방지시스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기능 등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에서 착안한 기술들이 실제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다”며 “대회를 통해 친환경 자동차 기술과 더불어 21세기 자동차 기술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기술인 국내 자율 주행 자동차 분야의 연구 저변 확대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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