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CD 사고 잇따라… 은행 내부통제 '구멍'

시중은행 직원들이 고객이 맡겨놓은 양도성 예금증서(CD)를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동시에 발생해 은행의 내부 통제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최근 기업은행 CD 도난 사건을 계기로 금융기관의 CD 발행과유통 체계에 대한 점검을 진행중인 가운데 이번 사건이 발생해 금융감독 시스템도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범행 개요 국민은행 오목교지점 신 모 과장과 조흥은행 면목남지점 김 모 차장은 지난 24일에 은행에 보관중인 각각 650억원과 200억원 상당의 CD를 훔쳐 해외로 도피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훔친 CD를 사채시장을 통해 현금화한 것으로 감독당국은 추정했다. 특히 두 명은 고교 동창으로 밝혀져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보인다. CD 담당직원인 이들은 모 토지신탁회사가 은행에 맡겨놓은 CD는 자신들이 갖고고객에게는 위조 CD를 만들어 교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은 25일 고객이 만기가 돌아온 CD의 원금과 이자 지급을 요구하면서드러났다. ◇구멍뚫린 은행 내부통제 시스템 이들은 CD의 발행과 관리를 직접 담당하는 직원이었기 때문에 은행측에서 범행사실을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은행들이 주요 증서의 보관 및 증서 발행 현황을 한달 또는 매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내부 통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금감원이 이 부분을 집중 검사하고 있다. 또 고객의 자금을 관리하는 은행 직원들의 윤리의식 결여도 이번 범행의 주요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번 사건 경위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피한 채 "금감원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원론적인 답변만 하고 있다. ◇금융감독시스템도 `도마위에' 이번 사건은 6월23일 기업은행 마두지점에서 CD 도난 사건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금감원이 금융기관의 CD 유통 실태를 점검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금감원은 CD가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무기명 채권으로 범행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금융기관에 철저한 관리를 주문하고 있지만 별효과를 거두지못하고 있는 것이다. 2003년 5월에도 조흥은행 지점에서 한 직원이 금고에 보관중이던 CD 11장(500억원)을 위조하고 원본은 사기단에 넘기는 사건이 일어나 금감원이 당시에도 각 은행에 주요 증서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지시했지만 이후에는 CD 위조 및 도난 사건은계속 일어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국민.조흥은행 CD 사건에 대한 검사 결과에 따라 경영진을 비롯한 관련자를 엄중 문책한다는 방침이지만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은행원의 윤리의식 결여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각 은행에 내부통제 시스템의 철저한 작동을 지시하는 한편 감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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