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로 가계 대출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04년 1ㆍ4분기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3월말 현재 가계신용잔액은 450조 4,552억원으로 지난해말(447조 5,675억원) 보다 0.6%(2조8,877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7조6,194억원에 달했던 전분기 증가폭의 3분의 1수준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한 것은 경기 위축으로 돈을 빌려 쓰려는 사람이 적어진 데다 은행 등 금융 기관들의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꺼지면서 주택 구입 자금 대출이 줄어든 것도 증가세 둔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소비자들의 외상구매(판매신용)를 합한 것으로, 지난 1999년 말 214조원에서 2000년 말 267조원, 2001년 말 342조원, 2002년 말 439조원 등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다가 최근 1년 사이 급증세가 진정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가구당 채무는 2,945만원으로 지난해말의 2,926만원보다 19만원이 늘었다. 변기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내수가 워낙 위축돼 있어 당분간 판매신용의 큰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