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사장에 반기 든 한화증권 지점장

"서비스 선택제 땐 수수료 상승

고객 이탈로 영업 심각한 손실"

주진형 사장에 도입 유보 요구

온라인서는 감정싸움까지 벌여

한화투자증권(003530)의 지점장들이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추진하는 서비스 선택제에 반기를 들었다.

서울·수도권 지역 재경1·2본부 소속의 한화투자증권 지점장 26명은 30일 여의도 한화투자증권 본사에서 주 사장을 만나 “고객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고객과 영업사원의 연쇄 이탈로 영업기반의 심각한 손실이 예상된다”며 서비스 선택제 도입을 유보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전국의 지점장 54명이 작성한 성명서도 전달했다.


지점장들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사장실을 방문했지만, 주 사장이 만남을 거부해 약 1시간이 지나서야 면담이 시작됐다. 주 사장은 약 50분가량 이어진 면담에서 서비스 선택제의 장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한 지점장은 “주 사장은 서비스 선택제는 장기적으로 볼 때 효율적인 제도로 후임 사장이 와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면담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질책을 듣는 자리였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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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선택제란 고객을 프라이빗뱅커(PB)에게 상담을 받는 ‘컨설팅 고객’과 그렇지 않은 ‘다이렉트 고객’으로 나눈 뒤 수수료를 다르게 책정하는 제도다. 현재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온라인을 통한 주식매매수수료는 0.1%×주문금액+1,950원이다. 서비스 선택제가 도입되면 컨설팅 고객은 0.195%×주문금액, 다이렉트 고객은 거래 1건당 6,950원을 내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PB와 상담을 통해 투자하는 고객들에게는 현재보다 높은 수수료율을 매기고, 스스로 판단해 투자하는 고객들은 거래 건수에 따른 정액제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지점장들은 새 수수료 제도가 결국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져 고객 이탈을 낳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매매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책정하는 방식은 분할매수·매도를 하는 소액 투자자들에게 부담이된다는 것이다. 한 지점장은 “경쟁 증권사들은 2~3년간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치하는데 한화는 역행하고 있다”며 “고객의 이탈로 리테일(지점)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지점장들과 주 사장이 감정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지난 25일 한 지점장이 “주 사장이 독선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내자 주 사장이 직접 해당 메일 삭제를 지시했던 것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해당 지점장을 지지한다는 메일이 2건 더 전체 발송되자 주 사장이 해당 메일을 삭제하려 했다”며 “이미 보내진 메일을 삭제하는 것이 불가능하자 나흘간 지점 직원들의 이메일 계정 접속을 막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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