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잇따른 北 산불… 불법 개간? 반동세력 소행?

北 농민들 배고파서ㆍ돈 벌려고 불질러<br>화재발생기 발견돼 공안당국도 초비상

▲ 북한 주민들 모습

최근 북한 동해안 일대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의 상당수는 주민들이 콩 등을 심을 밭을 조성하기 위해 일부러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공개한 북한 위성사진에는 함경북도 선봉군 일대에서 시작된 연기가 함경남도 단천ㆍ리원ㆍ함흥 일대를 지나 강원도 지역까지 확장된 모습이었다. 산불을 의미하는 붉은 반점이 중국과 한국 지역에는 거의 없는 반면 북한 동해안 일대에는 무수하게 발견됐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도 함경남도 리원군ㆍ북청군ㆍ김책시 등 동해안 일대에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고 전하고 있다. 잇따른 산불은 당국의 통제가 허술해진 틈을 타서 개인들이 소토지를 개간하기 위해 질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해 초 북한은 내년도 식량부족을 우려해 소토지 경작을 느슨하게 대처해왔다. 3월 들어 땅이 녹기 시작하자 주민들이 산에 올라가 밭을 정리하고 연기를 피워도 단속기관들이 강력하게 단속하지 않았다. 산림당국도 묘목 50cm 이하 산판에 콩ㆍ고구마 등 키 낮은 곡물을 심어도 괜찮다고 허락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다. NASA의 사진기록을 봐도 북한에서는 2000년 이후 작년까지 거의 매해 크고 작은 산불이 포착됐다. 산 입구에 설치된 산림초소에서 구역보안소 산림보안원들과 공업림 산림경영소 산림순찰성원들이 입산하는 주민들을 몸수색해 담배ㆍ라이터 등을 회수하고 산을 돌며 뙈기밭 일을 하거나 약초ㆍ산나물을 캐는 주민들에게 주의를 주지만 산불을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한다. 함경북도 출신의 한 탈북자는 “90년대 중반 어떤 농민은 밤에 몰래 산에 올라가 불을 지르고 불이 꺼진 뒤 콩을 심었다. 불이 지나간 자리엔 콩이 잘 되기 때문에 농민들이 일부러 불을 지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림감독대들이 뇌물을 받고 눈감아주는 등 단속을 허술하게 해 일반 주민들은 산림방화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덧붙였습다. 산불이 잇따르자 북한 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군인출신 탈북자 조직인 ‘북한인민해방전선’에 따르면, 지난 14일 함경남도 리원군 보성리에서 발생한 산불 조사 과정에 타이머가 장착된 화재발생기가 발견돼 보위사령부,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산림보호대, 국토부가 발칵 뒤집혔다. 잇따른 산불이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 행사 분위기 등을 망쳐놓으려는 내부 반동세력의 책동이라며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는 것이다.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군대들도 차량으로 화재현장에 투입되는 등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위사령부는 무조건 사람을 잡는 것이 업이라, 아무 사람이라도 꼭 잡아야 한다. 이럴 때 잘못 걸리면 방화범으로 처형될 수 있다”며 입산을 꺼리는 주민들도 적잖다고 말했다. /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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