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롱쇼트펀드 "올해도 GO"

시장 방향 상관없이 안정적 수익… 지루한 박스권 장세에 인기 질주

펀드마다 세부전략·주식비중 제각각 … 매니저 성향따라 수익 달라져

■ 롱쇼트펀드 운용 전략 뭐있나




페어트레이딩, 연관자산군 내 롱쇼트 구사… 업종간 트레이딩 하기도

플레인, 상승·하락종목 선별 투자… 운용사 리서치 역량 중요


인핸스드, 시장 상관도 작은 종목 골라… 롱 포지션 구축해 위험 낮춰

이벤트 드리븐, M&A·증자 등 기업 이슈 때 투자 참여로 적극 수익창출

주부 송인선(33)씨는 지난해 롱쇼트펀드에 투자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지인의 권유로 거치(한번에 투자금 납입) 투자한 펀드가 누적수익률이 7%에 달하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 연초 '2014년은 상승장'이라는 증권사들의 전망을 보고 일반 주식형펀드로 이동을 고민하던 송씨는 "올해도 Go(롱쇼트펀드 유지)"를 외치기로 결심했다. 여전히 주가가 박스권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는 데다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상품도 드물기 때문에 롱쇼트펀드를 포트폴리오에 담아놓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지난해 주요 국내 롱쇼트펀드는 높은 수익률로 1조5,000억원 이상의 시중자금을 흡수하며 인기를 끌었다. 올해도 신규 롱쇼트펀드가 잇따라 출시되는 가운데 투자자의 관심이 이어지며 한 달 새 3,000억원이 롱쇼트펀드로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연초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그렇다고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도 않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롱쇼트펀드의 강점이 부각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롱쇼트펀드를 '상승 예상 종목 매수, 하락 예상 종목 매도'라는 단순한 구조로만 이해해서는 곤란하다"며 "펀드마다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전략과 매니저의 성향 등을 살펴보고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주 다트머니에서는 결코 단순하지 않은 다양한 롱쇼트전략들을 단순명료하게 살펴보고, 이들 펀드의 흥행이 올해도 이어질 수 있을지 짚어본다.

작년 한해는 그야말로 '롱쇼트펀드'의 전성시대였다.

유형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왔지만 롱쇼트펀드만은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며 덩치를 키운 것이다. 지난해 롱쇼트펀드에 몰린 돈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롱쇼트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대신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도 각각 '대신멀티롱숏펀드', '한국투자 플렉서블50펀드'를 선보이는 등 추가 펀드 설정이 이어졌고 KB자산운용도 새로운 롱쇼트펀드를 선보였다.

롱쇼트펀드는 '상승 기대 업종·종목 매수' '하락 예상 업종·종목 매도'라는 기본 틀을 가져간다. 롱(매수)온리 전략의 일반 주식형펀드와 달리 공매도를 활용해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주식을 빌려 매도(쇼트)하는 전략을 더한 것이다.


따라서 주가가 오르면 쇼트 목록에 포함된 종목들도 동반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펀드 수익률은 저조(공매도 종목은 하락장에서 유리)하게 되지만 롱 종목들이 시장 대비 큰 폭으로 올라 쇼트에서 난 손실을 만회한다. 반대로 시장이 폭락할 경우 롱 포지션에 있던 종목은 손실이 나지만 쇼트 꾸러미에 있던 종목을 팔아 이득이 생기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손실을 상쇄하게 된다. 롱쇼트펀드는 시장 방향과 상관없이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관련기사



롱쇼트전략은 크게 페어트레이딩과 플레인 롱쇼트로 나뉜다.

페어트레이딩은 연관 자산군 내에서 하나의 종목을 매수하는 동시에 또 다른 종목은 매도해 수익을 얻는 전략이다. 예를 들면 유틸리티 업종 내에서 한국전력은 롱, 한국가스공사는 쇼트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종목 간 트레이딩 외에도 경기민감주의 상승이 예상될 때 '반도체·조선 업종 롱-소비재 업종 쇼트' 전략을 쓰거나,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기업 타격 예상 시 '은행·소비재 업종 롱-자동차 업종 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업종간 트레이딩도 가능하다.

플레인 롱쇼트는 업종·종목 간 트레이딩 보다 좀 더 넓은 개념이다. 주로 펀더멘털에 근거해 '상승 전망 종목'을 뽑아 매수하고, '고평가 내지는 부정 전망 종목'을 선별해 매도하는 방식이다. 종목 VS 종목, 업종 VS 업종이 아닌 롱 리스트 VS 쇼트 리스트의 구조인만큼 플레인 롱쇼트전략이 잘 먹히기 위해서는 운용사의 리서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도한 주식의 가격이 상승하고 매수한 주식의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에는 롱숏 2개 포지션에서 모두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운용사들이 활용하는 전략으론 '인핸스드 전략'과 '이벤트 드리븐' 전략을 꼽을 수 있다.

인핸스드 전략은 주식시장과 상관도가 적은 저위험 투자기회를 활용하는 전략으로, 저평가 영역에 있거나 시장과 무관하게 장기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종목에 롱 포지션을 구축해 수익을 낸다. 이벤트 드리븐 전략은 인수합병(M&A),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블록세일 등 기업 이슈를 분석해 투자기회 발생 시 적극적으로 참여해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이다.

다만 현재까지 국내 공모형 롱쇼트펀드들의 전략 차별화는 눈에 띄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공매도가 주요 전략인 롱쇼트펀드 특성상 종목 차입 한도가 순자산의 20%로 묶여있어 펀드 운용에서 롱쇼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내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롱쇼트펀드의 수익은 전략보다는 매니저의 성향에 따라 차별화되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선 펀드별 전략 차별화가 나타나려면 앞으로 1~2년은 트랙레코드가 더 쌓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올해도 롱쇼펀드의 세상이 이어질지에 쏠린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올해가 지난해보다 롱쇼트펀드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병철 삼성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은 "올해 주식시장은 급락의 위험은 없지만, 그렇다고 크게 오를 가능성도 높지는 않다"며 "한국 기업의 수익과 외부 환경을 고려할 때 오름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공격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롱쇼트펀드의 위험관리 기능이 더욱 돋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 본부장은 "변동성이 지난해보다 많이 줄어든 탓에 롱쇼트펀드들이 지난해만큼의 고수익을 내지는 못하겠지만, 저금리 속에 금리 플러스 3~4%대의 안정적인 수익을 고려하면 롱쇼트펀드가 올 한해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유망한 투자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병훈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부장은 "아직 국내 롱쇼트펀드들의 전략별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펀드별로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은 다르다"며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주식투자 비중이 높은 펀드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주식투자 비중이 낮은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간혹 투자시점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투자자들이 있는데, 롱쇼트펀드는 시장의 방향성에 투자하는 펀드가 아니기에 투자시점(마켓타이밍)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롱쇼트펀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쌓는 데 방점을 찍은 상품인 만큼 대세 상승장에선 일반주식형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부진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요 롱쇼트펀드들은 지난해 횡보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코스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주요 롱쇼트펀드들의 최근 1년 수익률은 최대 11%에 달한다.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자[주혼] A가 10.98%로 1년 수익이 존재하는 펀드들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마이다스거북이50자 1(주혼)Ae(7.54%),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30자[채혼]C클래스(5.11%), 마이다스거북이30자 1(채혼)C(4.42%)도 양호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2.42%)와 국내주식형펀드(-1.72%), 주식혼합펀드(0.77%), 채권혼합펀드(2.54%)를 모두 웃도는 성과다. 연초 후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코스피가 5.97% 빠진 가운데 주식혼합펀드(-2.73%), 채권혼합펀드(-1.29%)가 마이너스 성과를 냈지만, 상당수 롱쇼트펀드들은 플러스 수익을 지키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설정 후 수익률을 살펴보면 지난 2011년 6월 출시된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자[주혼] A가 21.17%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 펀드와 함께 설정된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30자[채혼]C클래스가 12.81%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들 펀드는 운용 방식은 비슷하지만 주식편입 비중이 다르다. 이 밖에 2012년 설정된 마이다스거북이50자 1(주혼)Ae이 9.06%의 우수한 누적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설정된 대신멀티롱숏[주혼](Class A)(2.09%)과 KB코리아롱숏자(주혼)A 클래스(0.34%)도 선전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