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신협상 최대수혜자는 ‘미국’

◎“고기술·싼요금” 최대무기… 아주 등 공략/“사실상 100%개방”… 시장잠식 자신만만【뉴욕=김인영 특파원】 2년여를 끌었던 세계무역기구(WTO) 통신시장 개방협상이 지난 15일 타결됨에 따라 AT&T 등 미국 전화회사들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광대한 해외통신시장 개척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미행정부는 이번 합의가 WTO 창립 2년만에 이뤄진 가장 큰 업적이며, 미국 통신업체의 본격적인 해외진출의 계기가 됐다고 반겼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미국의 근로자와 기업, 소비자 모두에게 분명한 이익을 줄 것』이라며 『외국의 소비자들에게도 기술혁명의 이득을 안겨줄 것』이라고 밝혔다. 샬린 바셰프스키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미통신회사가 이번 합의로 가장 유리하다』면서 『미기업에 개방된 시장이 17%였으나, 협상타결로 거의 1백%의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제네바 합의의 골자는 ▲각국이 2000년까지 자국 전화회사에 대한 보호정책을 끝내고 ▲공정한 가격경쟁을 위해 시장 규제를 완화하며 ▲외국 전화회사의 지분참여를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것 등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보다 싸고 질좋은 통신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경쟁력이 약한 국가의 전화회사는 자국내에서 선진국 회사와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게 됐다. AT&T·MCI·스프린트 등 미국 전화회사들의 가장 주요한 타깃은 성장잠재력이 큰 한국 등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시장이다. 국영 전화회사가 시장을 독점하면서 서비스 질은 낮고 요금이 높은 이들 지역이 가장 이익이 남고 침투하기 좋다. 미 행정부는 협상 마지막에서 한국정부가 2001년부터 장거리 전화회사의 지분 49% 참여허용 카드를 전향적인 자세라고 반가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이 아시아에서 큰 시장인데다 일본이 기존의 20% 지분 참여 허용을 고집한 것보다 폭넓은 조치이기 때문이다. 미국 전화회사의 해외시장 공략 무기는 저렴한 전화요금이다. 미업체들은 동경이나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그 나라의 비싼 국영전화 서비스 대신 값싼 미국 전화 서비스를 활용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미무역대표부는 향후 몇년내에 세계 국제전화 요금이 현재의 1분당 1달러에서 20센트로 80% 정도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업계는 지난해말 영국 BT사와 미국 MCI사의 합병에 이어 세계 통신업계에 인수 및 합병(M&A) 회오리가 불 것이며, 특히 아시아국가 회사와 미국 또는 유럽회사간 제휴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합의는 세계 통신시장 확대, 통신비용 절감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지난해 6천7백억달러 규모였던 세계통신시장 규모가 98년에는 8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 국제경제연구원(IIE)은 통신부문 가격 인하 및 서비스개선으로 소비자들이 앞으로 10년간 약 1조달러의 비용절감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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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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