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부, 외국자본 '고단수 절세' 대응 고심

합법적 수단동원 뾰족한 대응방안 없어…통상마찰·투자회피 부를까 '전전긍긍'

정부, 외국자본 '고단수 절세' 대응 고심 합법적 수단동원 뾰족한 대응방안 없어…통상마찰·투자회피 부를까 '전전긍긍' • 론스타, 빌딩매각 2,600억 차익 세금 한푼 안내 최근 국내에 투자했던 외국자본들이 이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가면서도 국제법과 국내법을 교묘히 활용, 국내에는 세금 한푼 내지않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적극적인 외자유치 노력에 따라 국내에 투자한 외국자본들이 이제 투자이익 실현에 나설 시기가 됐지만 고단수 절세 테크닉으로 무장한외국자본들로부터 세금을 걷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뉴브리지캐피탈은 지난 10일 제일은행을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에 매각, 1조5천억원의 양도차익을 올렸지만 국내에 세금을 낼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뉴브리지캐피탈이 조세회피지역(Tax Haven)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KFB 뉴브리지 홀딩스'란 이름으로 법인등록을 해놓아 법인이 등록된 곳에서만 세금을 매기도록돼 있는 한.말레이시아 조세협약에 따라 한국에서 세금을 납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와 국세청은 원칙적으로 "합리적 사업에 목적을 두지 않고 순전히 조세회피만을 위해 만들어진 서류상 회사(Paper Company)라는 사실이 명백히 확인되면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과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뉴브리지캐피탈이 제조업체가 아니라 펀드란 업종상 특성 때문에 서류상회사 여부를 가리기는 사실상 어렵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또 지난해 12월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을 싱가포르투자청(GIC)에 매각, 2천600백억원의 이익을 본 론스타도 역시 한국의 과세권을 벗어났다. 론스타가 쓴 절세 수법은 스타타워 빌딩 매각을 부동산 매각이 아닌, 주식 매각형태로 처리한 것. 스타타워 소유회사인 (주)스타타워의 주식 100%를 매각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에 따라 벨기에 법인인 론스타는 주식매도 차익에 대해 과세할 수 없도록 한한.벨기에 조세협약에 따라 국내에서 세금을 내지 않고, 벨기에에서만 납세하면 된다. 지난해 한미은행을 씨티그룹에 팔아 6천억원의 차익을 남긴 칼라일펀드도 역시조세회피지역인 케이만군도에 법인을 등록, 한국에서는 세금을 한푼도 안냈다. 정부는 외국자본들의 이같은 '합법적 절세' 공세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뾰족한 대응방안이 없는데다 잘못 건드렸다가는 자칫 해당국과의 통상마찰은 물론,외국자본의 국내투자 회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외국자본의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려면 우선 해당국과의 조세협약을 개정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는 몇년이 걸리기 때문에 문제가 된 사안들에대해 대응할 수 없는데다 우리기업들도 그 나라에서 같은 상황을 맞게 되기 때문에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합법적 절세를 막기 위해 무리하게 제도를 고칠 경우 불투명하고 예측할 수없는 국가로 낙인찍혀 대외신용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정부의 고심은깊어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입력시간 : 2005-01-1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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