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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현장 한국건설 일꾼들 어디 가든지 살아남는 適者"

[창간 기획] 해외건설 수주 50년 대한민국을 일으켰다<br>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개척정신이 위상 높여"


"13억달러 규모인 카타르 라스라판의 GTL-5 플랜트 현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가 8,000명이 넘습니다. 이중 현대건설직원은 60명 남짓하죠. 이들이 다양한 문화 종교를 가진 이 사람들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은 "해외 현장에 나가 있는 우리 건설업계 현장 직원들을 "세계 어디를 가든 살아남을 수 있는 적자(適者)"라고 표현했다.


"1980년대 당시 우리 근로자들은 영어가 필요 없었어요. 그냥 도면에 그려진 대로 일만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영어는 기본이고 다양한 언어, 종교를 가진 수천명의 근로자들을 관리하기 위한 인문학적 소양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김 사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선진국 업체들 사이에는 한국 업체들을 '시공'이나 하는 하청업체 정도로 봤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석유화학업체인 쉘(Shell)은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마다 반드시 현대건설을 PQ(사전적격심사)에 초청한다. 플랜트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현대건설의 시공능력에 대한 무한 신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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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제 유럽 업체들조차 한국 건설을 잠재적 경쟁자가 아닌 현실적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업체들이 최근 중국이나 인도 건설사를 파트너로 적극 참여시키려는 움직임은 우리 건설업체들에 대한 이같은 견제심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김 사장은 한국 건설의 이 같은 위상 변화를 신뢰와 성실, 그리고 개척정신에서 찾는다.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시절 국내 기업 진출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적도기니에서 조그만 사업을 하던 중 물탱크에 조그만 하자가 생겼어요. 단순히 보수만 해도 되지만 아예 물탱크를 새 제품으로 교체해 줬습니다."

당시 물탱크의 가격이 32억원 정도. 전체 사업비 100억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금액인 셈이다.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은 적도기니에서 수의계약 형식으로 4억5,000만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따냈다.

김 사장은 여전히 우리 건설업계가 가야 할 길은 멀다고 강조했다. 단기간에 이룬 놀라운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첨단 플랜트 분야의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이나 미국ㆍ일본과의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우리 건설사들이 그냥 몸으로 때우고 공사비 받아오던 시절은 지났다"고 말했다. 원천 기술 확보를 통해 중동 일변도에서 벗어나 아닌 전 세계로 시장을 넓혀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 새로운 한국 건설 역사를 써내려갈 후배 건설인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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