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완도' 동백꽃 봄기운 타고 '海神' 호령 들리는듯

해안 목책·토성 성문등 옛 청해진 위엄 고스란히<br>최근 드라마 인기따라 역사 관광지로 거듭나





'완도' 동백꽃 봄기운 타고 '海神' 호령 들리는듯 해안 목책·토성 성문등 옛 청해진 위엄 고스란히최근 드라마 인기따라 역사 관광지로 거듭나 • 완도 • 완도, '해신' 세트장 덕에… 봄 기운이 완연한 3월, 여행객들의 발길은 자연스레 남쪽으로 향한다. 남도의 어느 곳이든 흐드러지게 피어난 동백이 나그네의 눈길을 사로잡는 요즈음 최근 드라마 ‘해신’으로 잘 알려진 완도는 봄맞이와 역사 탐방을 겸하기에 좋은 곳이다. 한반도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잡은 완도는 일찍부터 해상왕 장보고의 상징이었다. 1,200년전 한국과 중국, 일본을 잇는 동북아시아 해상무역을 장악했던 그는 한민족 최초의 세계인 또는 ‘해양 경영의 선구자’로 불린다. 젊은 나이에 당나라로 건너가 무공을 세운 후 국내로 돌아와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한 그는 해적을 소탕하고 중국의 산둥반도와 쑤저우, 밍저우, 일본 큐슈 지역에 이르는 상권을 주름잡았다. 그의 도움으로 당에서 구법활동을 했던 일본 승려 엔닌은 그를 ‘해신(海臣)’이라 부르며 그를 모신 사당까지 세웠다. 신라 왕실과 권력을 다투다가 경쟁자에게 살해당하는 바람에 반역자로 낙인 찍혀 그 실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그에 대한 연구와 조명이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이 드라마로 각색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고, 특히 지난 59년 남해안을 초토화시킨 태풍 사라에 의해 드러난 청해진 유적을 근거로 이 일대를 문화사적지로 복원하는 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수십년간에 걸친 발굴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복원작업이 늦어진 것은 아무래도 청해진의 정확한 위치에 대한 논란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완도의 동쪽허리에 붙은 조그마한 섬 장도(혹은 장군섬)에서 발견된 목책 유구는 이 곳이 청해진의 본영이 있었을 것이라는 가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장도의 남쪽 해안을 따라 촘촘히 박힌, 1,000여개의 나무기둥 행렬은 그것이 외적을 방어하거나 토사유출 방지를 위한 목책 또는 선박 접안시설의 일부로 추정된다. 소나무로 만든 지름 10~40㎝의 크기로 330여m에 걸쳐 있는 이 나무기둥 행렬은 최근의 탄소측정 결과 장보고의 활동시기와 비슷한 9세기 초ㆍ중반 때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더욱이 장도는 물때에 따라 하루 두번 인근의 장좌리 마을과 연결돼 평상시엔 섬을 두르고 있는 바닷물이 자연스레 천연 해자 역할을 하고 있어 군사시설이 들어설 만한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 밖에 장보고가 남긴 성벽과 건물 터, 우물, 도자기, 기와 등 3만여점의 유물들이 장도를 비롯, 장좌리와 죽청리, 대야리 일대에서 발굴돼 이 일대가 청해진이었을 것이란 聆揚?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이 빠질 때를 기다려 바닷물을 가로질러 복원작업이 한창인 장도에 올라본다. 그동안 10여차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900여m에 걸쳐 복원한 토성을 따라 돌면 우뚝 솟아 있는 성문과 고대(高臺)가 옛 청해진의 위엄을 전한다. 섬 정상엔 장보고 대사를 모신 사당이 있는데, 해마다 정월 대보름날이면 인근 주민들이 이곳에서 올라 와 풍어와 해상 안전을 비는 당제(堂祭)를 지내고 있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 너머 신지도를 지나 오른쪽으로 연결되는 곳이 중국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이 일본으로 향하는 뱃길이다. 해상왕 장보고도 이곳에 서서 동서로 오가는 배들을 지켜보곤 했을 것이다. 완도 본섬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완도의 지붕’으로 일컬어지는 해발 644m의 상황산이 눈 앞에 다가온다. 완도군 관계자는 “청해진 유적의 전모는 완도뿐 아니라 이웃한 해남, 강진, 흑산도 등을 모두 포괄해야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 이 일대에 장보고의 동상을 세우고 인근의 유적들을 복원해 2009년까지는 체감하는 역사관광지 청해진의 면모를 갖춰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완도(글ㆍ사진)=강동호 기자 eastern@sed.co.kr 입력시간 : 2005-03-0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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