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체들은 6일 미국의 간판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회사채가 '정크본드'(투자부적격채권) 등급으로 추락한 것과 관련,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GM과 포드의 투자등급 급락이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이달 준공되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현지법인의 판매 계획은 당초 목표에 따라움직임이는 것이며, 전략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르노삼성차와 쌍용차는 수출이 많지 않거나 수출을 하더라도 미국시장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이번 GM과 포드의 등급 하락에 따른 영향이 거의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국내 업계에서는 GM과 포드의 등급 하락이 지속되면 장기적으로 미국시장에서의 판매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등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즉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의 미국시장내 판매비중이 점차줄어들고 한국과 일본차의 시장 점유율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GM과 포드의 투자등급 하락이 국내 자동차의 현지판매 확대에 긍적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들어 3월까지의 미국시장 메이커별 판매현황을 보면 미국 `빅3'의 시장점유율은 59.2%를 기록, 지난해 동기 대비 1.4% 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현대차는 지난 1-4월 미국시장에서 모두 14만970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만3천338대보다 판매량이 14.3% 늘었으며, 미국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2% 초반대에서 올해 2.72%로 증가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1-4월 미국시장에서 8만2천822대를 판데 이어 올해에는 지난달까지 9만1천924대를 판매, 11%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미국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1.6%에서 올해 1.8%대로 끌어올렸다.
기아차 관계자는 "GM과 포드의 등급 하락이 구조조정이나 생산량 감축으로 이어질 경우 기아차와 현대차 등 한국차의 미국내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 자동차시장의 전반적인 침체가 야기될 수 있지만 미국시장은 계속 증가세를 보여왔다"며 "또 침체기때의 `바이 아메리카'운동 같은 애국심이 발휘될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도 "GM과 포드의 등급 하락이 상대적으로 국내업체의등급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며 "따라서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업체의 미국시장 개척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GM대우차 관계자는 "회사의 투자계획상 GM 본사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돼 있어사업계획이나 운영이 GM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현재상황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평공장 인수계획과 관련해서는 "회사의 재무상황이나 현금 유동성 등에전혀 문제가 없는 만큼 생산성과 품질, 노사평화, 주야 2교대 연속 6개월 가동 등당초 제시했던 4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면 계획대로 인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GM의 등급 추락으로 인해 GM대우차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GM출자사들이 자금이나 컨설팅 지원 등에 직.간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받고 기업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김희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