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없으니 공공택지로.’ 분양가상한제 여파로 수도권 일대 공공택지의 인기가 상한가를 거듭하고 있다. 땅을 구하기 힘든 주택건설업체들이 그나마 안전한 택지지구로 몰려들면서 아파트용지를 낙찰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26일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고양 삼송지구와 남양주 별내지구 내 공동주택용지 공급에서 16필지에 무려 718개 주택건설업체가 몰려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등록된 주택건설업체 수가 7,064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10개 업체 중 1개 업체가 두 지구의 아파트용지를 공급받기 위해 청약한 셈이다. 고양 삼송지구의 경우 공급된 8개 블록에 참여한 업체 수가 무려 373개사에 달했다. 평균 46대1이 넘는 경쟁을 치른 셈이다. 특히 A-21블록에는 무려 105개의 업체가 몰렸다.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것. 남양주 별내지구 역시 8개 블록에 무려 345개 업체가 입찰해 삼송지구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다. 업체 관계자는 “현재의 땅값으로는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도저히 채산성을 맞출 수가 없다”며 “감정가를 아무리 후하게 산정하더라도 실제 토지매입비용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간 토지 매입을 통해서는 수익성을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에 그나마 매입비용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공공택지로 업체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수익성이 없다며 공공택지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대형 업체들도 이번 두 지구의 아파트 용지 입찰에 대거 몰려들었다. 지난 25일 실시된 두 지구 용지 추첨결과 별내지구의 경우 쌍용건설이 A12-2블록을, 남광토건이 A4블록 낙찰자로 결정됐으며 포스코건설 역시 추첨에서 1순위 예비당첨자에 포함됐다. 삼송지구에서도 현대산업개발이 대형업체로는 유일하게 A8블록의 당첨자로 결정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중소형아파트의 인기가 이번 아파트용지 매각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점이다. 전용 25.7평 초과 중대형아파트용지는 평균 35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지만 25.7평 이하 중소형용지는 82대1에서 12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입찰에 참여했던 A사 관계자는 “분양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로 상대적으로 실수요층이 많은 중소형 용지에 많은 업체가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특히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이 같은 대규모 입찰참여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민간사업 활성화를 위해 민ㆍ관공동사업제도 등 보완조치를 내놓긴 했지만 현실적으로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ㆍ관공동사업제도는 민간이 일정비율 이상의 사업부지를 확보할 경우 사업예정부지 전체를 택지지구로 지정, 주택공사 등 공공기관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업계 관계자는 “공동사업을 추진하면 잔여토지에 대한 강제수용권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사업 주도권을 뺏길 우려가 있어 이를 검토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며 “현재의 시장상황으로는 그나마 사업성이 나은 공공택지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