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지난 8월에서 중국에서 7만100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6.6%가 줄었다. 지난 7월에 32.4% 줄어든 것에 비하면 나아진 셈이지만 판매 감소세를 막지 못했다. 기아차는 더욱 심하다.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지난 8월 2만6,008대를 팔아 전년 동월에 비해 무려 44.7%나 줄었다. 지난 7월의 33.3% 감소보다 폭이 더 커졌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가격 할인과 재고 조정을 다른 글로벌 경쟁업체보다 한 박자 늦게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에도 매달 10% 선을 꾸준히 유지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1월 8.8%에서 2월 9.9%, 3월 10.1%로 꾸준히 상승한 뒤 4월에도 10.0%를 나타냈다. 그러나 5월부터 가파른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연간 점유율 10% 달성도 힘들어진 상황이다. 올 상반기까지 누적 점유율은 9.2%다.
반면 중국 토종 브랜드인 장안기차는 낮은 가격을 앞세워 올해 1~7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44만6,000여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53.4% 증가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또 다른 중국 브랜드 장성기차는 올해 1~7월 39만4,000여대를 팔아 31.2%의 기록적인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기아차의 이같은 실적 부진은 중국 자동차 시장이 소비 심리 위축으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합자회사들이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치열한 판촉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GM은 지난 5월부터 11개 차종의 가격을 1만(190만원)~5만4,000 위안(1,020만원) 인하했다. 폭스바겐은 딜러들에게 10억 위안(1,9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대부분 합자회사가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총 공세를 펼치고 있다.
현대기아차 또한 9월 신형 모델이 출시되는 투싼과 판매가 부진한 싼타페의 구형 모델 가격을 각각 2만 위안(380만원), 1만~3만 위안(190만원~ 570만원) 내리는 등 가격 인하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일부 현대기아차 딜러들은 대당 1,0000만원에 달하는 할인까지 하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9월부터는 중국 실적이 점차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할인 효과가 가시화되고 9월 신형 투싼과 10월 신형 K5 출시로 신차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내년 초에는 신형 스포티지를 출시해 중국에 부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