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도 브랜드시대. 광역이나 기초를 막론하고 지자체마다 도시 마케팅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시 브랜드 슬로건 제정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브랜드 슬로건을 갖다보니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브랜드 명칭으로 혼란을 주거나 때로는 지자체간에 갈등을 빚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23일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경북도는 지난 6월 경북의 브랜드슬로건으로 ‘프라이드 경북(Pride Gyeongbuk)’을 선정, 선포식을 가졌다. ‘프라이드 경북’은 백두대간의 웅장한 산맥, 영남의 젖줄 낙동강(700리), 동해바다 428㎞의 해안선, 불교ㆍ유교ㆍ가야 문화의 보고 등을 보유한 경북의 잠재력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도는 프라이드 경북을 공문서와 홈페이지, 명함은 물론 문화축제와 투자유치설명회 개최 때 ‘경북 마케팅’의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초 지자체 가운데는 구미시가 이 달 17일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지향하며 도시 브랜드를 ‘YES 구미’로 선정, 대내ㆍ외에 선포했다. ‘YES’는 ‘Young’(젊음), ‘Electronic’(전자), ‘Satisfaction’(만족)의 머리글자를 딴 것. 이에 앞서 경주시도 역사문화도시, 친환경도시, 첨단과학도시 등의 도시 이미지를 담은 ‘뷰티풀 경주(Beautiful Gyeongju)를 도시 브랜드로 확정했다. 이처럼 도시 브랜드 선정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전국 246개 지자체 거의 대부분이 영문 또는 한글과 혼용한 자체 브랜드 슬로건을 갖고 있다. 광역도시 가운데는 서울이 ‘Hi Seoul’을, 부산이 ‘Dynamic Busan’을, 대구가 ‘Colorful Daegu’를, 경남이 ‘Feel Gyeongnam’을 각각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 브랜드가 ‘홍수’를 이루면서 같거나 유사한 브랜드 사용에 따른 혼란도 발생하고 그에 따라 마찰도 벌어지고 있다. ‘Best 원주’와 ‘Best 김포’, ‘Happy 수원’과 ‘Happy 서산’, ‘Yes 의왕’과 ‘Yes 구미’, ‘I love 구리’와 ‘I love 마포구’ 등이 대표적인 예다. 도시 브랜드 슬로건으로 ‘Ulsan for you’와 ‘Gimhae fou you’를 각각 사용중인 울산과 경남 김해시는 브랜드 선정과정에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유사 브랜드는 상표권 등록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김해시와 중복되지 않는 상품류 11개에만 브랜드 슬로건을 상표로 등록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많은 지자체들이 브랜드 슬로건을 선정해 기업ㆍ투자자ㆍ관광객 유치 등 도시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프라이드 경북에 대한 상표등록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미 유사한 이름이 상표등록이 많이 이뤄진 상태여서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