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대전/선진국금융기관] 유럽 2대 금융시장

<런던>런던 시내 지하철망을 동쪽으로 따라가다 보면 「은행역(BANK STATION)」이란 역 이름이 눈에 띤다. 역을 나서면 바로 눈앞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고풍스런 석조건물이 자리잡고, 사방으로 세계 각국의 은행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뉴욕, 동경과 함께 세계 3대금융시장으로 꼽히는 금융산업의 중심지다운 모습이다. 이 영란은행 본점을 중심으로 타워오브런던, 리버풀 스트리트, 홀본, 엠바크먼트 등 주변 일대를 잇는 사방 1평방마일의 그리 넓지 않은 지역이 「시티(CITY)」로 불리는 런던의 금융가다. 시티를 중심으로 금융서비스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영국 GDP의 약 25%, 이 지역에서 금융관련업에 종사하는 인구만 해도 100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티 지역에는 영국 증권거래소, 국제금융선물옵션거래소(LIFFE) 등 각종 금융기관과 법률회사, 회계법인, 금융자문회사 등과 각국의 주요 은행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지난해 2월 현재 런던에 진출한 외국은행 수는 무려 556개. 그만큼 세계 유수의 은행들이 다른 어떤 지역보다 런던내 활동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현지 금융인들은 『도시 규모가 작은 프랑크푸르트는 세계의 시장을 수요할만한 능력이 안된다』고 지적한다. 또 유럽 단일통화권에서 제외돼 있긴 하지만, 런던에서도 금융기관간에는 유로화 거래가 이미 이뤄지고 있어 영업에 큰 지장은 없다는 것. 런던 금융시장의 위력은 수치상으로 볼 때 더 두드러진다. 런던은 세계 최대의 외환 및 국제 주식거래시장이다. 한국은행 런던사무소에 따르면 런던이 점유하는 외환 및 주식거래규모는 각각 세계 전체 거래액의 32%와 60%를 차지한다. 런던은 또 세계에서 가장 큰 국제대출 거래시장이자 국제채권시장이기도 하다. 국제채권 발행액 기준으로는 세계의 60%, 국제채권 유통액은 75%, 대출거래액은 20%를 점유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관광지가 없기로 유명한 프랑크푸르트를 가리켜 유럽인들은 「가장 유럽답지 않은 도시」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넓은 차도를 사이에 낀 현대식 고층빌딩의 스카이라인이 서울 여의도를 연상케하는 프랑크푸르트는 곳곳에 전통이 배어 있는 런던과는 달리 신흥 금융가의 냄새를 물씬 풍긴다. 인구 65만명, 도시 규모로는 독일 내에서도 5번째로 밀리는 프랑크푸르트에는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390개 은행을 포함, 총 430개의 금융기관이 몰려 들었다. 여기에 32만개에 달하는 기업들까지 밀집, 프랑크푸르트 중심가는 하나의 거대한 사무실과 같은 인상을 준다.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의 탄탄한 실물경제를 바탕으로 금융산업을 발전시켜, 불과 10년만에 런던을 위협하는 초대형 금융시장으로 급성장했다. 런던 금융시장과 비교할 때 현지 금융인들이 내세우는 점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실물경제의 뒷받침이다.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는 지난해 런던 증권거래소와 제휴를 맺고 유럽 금융시장의 쌍두마차를 이루고 있으며, 10년 전에 설립된 파생상품거래소(유렉스)는 일찌감치 전자거래 방식으로 눈을 돌려 거래량을 크게 확대,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영국의 LIFFE를 누르고 미국 시카고 거래소 뒤를 이어 세계 2위의 자리에 올랐다. 특히 유럽단일통화인 유로화가 출범하면서 영국이 빠진 유럽 단일통화권내 최대 금융시장인 프랑크푸르트의 위상은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자리를 잡았다. 세계 각지의 언론은 매달 열리는 ECB 총재의 월례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여들어, 프랑크푸르트발로 유럽의 금융시장 동향과 ECB의 정책을 세계 각국에 전달한다. 현지 금융인들은 『프랑크푸르트는 새로운 세계 금융 중심지로서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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