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4월에도 세월호 1주기를 겨냥해 총파업을 벌였지만 참담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현대차 등 대기업 노조까지 불참할 정도로 정치파업에 대한 거부감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 민주노총이 이번에는 '실질적 저지투쟁'이라며 2차 총파업에 들어간다니 국민들로서는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사태로 서민경제가 무너져내리고 문 닫는 기업이 속출하는 등 어려운 경제상황은 안중에도 없어 '배부른 파업'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당연한 일이다. 오죽하면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조차 "노동계가 제정신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을까 싶다.
중소기업계가 여름휴가를 장려하고 지역 특산물을 구매하는 등 내수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마당에 민주노총이 여기에 힘을 보태기는커녕 멀쩡히 돌아가는 생산라인까지 멈춰 세운다면 어느 나라 국민인지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노동계가 결사반대하는 노동시장 개혁은 고용절벽에 내몰린 청년세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민주노총은 대기업 정규직의 안정적 일자리를 티끌 하나 건드리지 말고 실업난을 해결하라고 정부를 윽박지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작금의 경제난국을 돌파하자면 대기업 노조부터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는 용단을 보여야 한다. 민주노총은 이제라도 진정 국민의 지지를 받는 노동운동을 벌이고 있는지 자문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