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사무실 수요포화 연 성장률 1% 밑돌아/위탁률 23% 병원등 복지시설 공략에 사활일본의 단체급식시장은 지금 초기단계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업체간 혈전이 벌어지고 있다. 단체급식시장이 거의 성숙기에 접어들어 신규시장을 개척하기가 어려운데다 성장률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새로운 메뉴 및 운영기법 개발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으며 소규모 사업장에도 출점하는 등 활로 모색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단체급식시장의 현황과 앞선 운영시스템 등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주>
일본의 외식시장 규모는 지난 95년말 기준 28조엔(한화 2백10조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가정에서 식자재 구매를 위해 지출하는 금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중 단체급식시장은 4조1천2백57억엔(30조9천억여원) 규모로 전체 외식시장의 15% 정도가 된다. 공장·사무실 등 사업장이 2조1천3백57억엔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학교 4천8백83억엔, 병원 1조3천1백46억엔, 사회복지시설 1천7백71억엔 등이다.
일본 단체급식시장은 그동안 기업들이 직원의 복리후생 향상 차원에서 양질의 음식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단체급식에 집중 투자한데 힘입어 급성장해왔다. 하지만 최근들어서는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주요 수요처인 공장·사무실의 경우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신규시장을 뚫을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3백명 이상 사업장의 경우 외부 전문업체에 급식을 위탁, 운영하는 비율이 90%를 넘어섰다. 이는 5백명 이상 사업장의 단체급식 위탁률이 30%에 불과한 한국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또 학교 단체급식의 경우 학생수 감소로 지난 95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2.4% 마이너스 성장을 했으며 사회복지시설도 0.6%나 뒷걸음치는 등 사업확대가 난관에 봉착한 상태다.
이처럼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면서 무려 1천여개의 업체가 난립해 있는 일본 단체급식업계는 생존까지 위협받는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일본 단체급식시장 4위업체인 그린하우스사의 다카키 고스케이사는 『일본 단체급식업계는 이미 호시절이 지나갔으며 이제는 연간 1% 성장에도 만족해야 할 상황이다』고 말할 정도다.
이에 일본 단체급식업체들은 발등의 불로 다가온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아직 시장개척의 여지가 다소 남아 있는 병원 및 양로원·고아원 등의 사회복지시설이다.
8년 전 외부업체에 위탁하는 것이 허용된 병원 단체급식의 경우 현재 위탁률은 23%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업체들은 이를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잠재시장으로 보고 집중 공략하고 있다. 미국처럼 병원 단체급식 위탁률이 4∼5년 내에 5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실버·건강레저시설 내 출점과 함께 외식사업에도 뛰어들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건강메뉴를 개발,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는 데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린하우스사의 다카키 이사는 『이제는 몇백 명의 대형 사업장은 꿈도 못 꾸고 20∼30명의 소규모 사업장에까지 출점해야 할 형편』이라면서 『이같은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운영시스템을 개발하는게 단체급식업체 생존의 관건이다』고 설명했다.<동경=문병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