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권 감원 9,000명선

6대 시중은행의 감원규모가 9,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날 상업은행이 희망퇴직신청을 마감함에 따라 조건부승인 및 매각대상 6대 시중은행의 감원대상자 선정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조흥은행 2,450명을 비롯, 제일 1,060명, 서울 1,100명, 외환 1,380명, 한일 1,400명등 이들 대형 시중은행(상업은행은 미집계)에서 이달 31일자로 9,000명에 달하는 은행원이 옷을 벗게 됐다. 감원형식은 문자그대로 「희망퇴직」이었으나 그 선정과정에서 은행들은 적잖은 내부진통을 겪었다. 은행들은 이미 직원들에게 「고과표」를 통보, 중하위 성적자들의 「결단」을 유도했고, 「부실책임세대」로 치부되는 1, 2급과 대부분 창구계약직으로 재고용될 여직원들은 퇴직신청이 너무 몰리기도 했지만 중간간부직급에선 퇴직희망자가 저조, 직간접적인 종용을 받기도 했다. 일부은행은 현재 이들 직급만을 대상으로 추가퇴직신청을 받고 있다. 「나이」는 보이지 않는 감원기준으로 작용했다. 금융사고를 냈거나 부실이 많고, 영업실적이 저조한 직원들이 주된 정리대상이었지만 신청자가 적을 경우 고령자가 물러나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설정됐다. A은행의 경우 1급은 46년생, 2급 48년생, 3급 50년생, 4급 54년생으로 「커트라인」을 책정했으며 B은행은 43년이상 부장급이 전원 퇴직했다. 합병으로 인력감축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업·한일은행은 아예 부·실장급으로부터 일괄사표를 받은 뒤 희망퇴직신청을 받았다. 한편 가장 인사적체가 심한 곳으로 평가되던 은행권에는 이제 엄청난 「직급디플레」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 2급 점포장들의 대거 퇴직으로 3, 4급이 일선점포장으로 전면배치되고 30대 점포장도 등장했다. 조흥은행에선 4급 과장 13명이 출장소장으로, 3급 차장 91명을 지점장으로 발령났으며 제일은행도 30대를 포함, 4급과장 7명이 출장소장으로 나갔다. 한 은행관계자는 『예전같으면 2급이 되어도 일선지점 차장으로 남는, 전반적 고령화와 인사적체에 따른 직급인플레가 심각했지만 이젠 점포장 직급이 2단계가 낮아져 거꾸로 직급디플레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