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비자금 기업인 무죄·집유

◎전두환씨 무기·노태우씨 징역 17년 선고/12·12 5·18항소심 공판/1심 형량보다 대폭 경감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사건과 관련,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기업인 5명 모두에게 항소심에서 무죄 또는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또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전두환 피고인은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권성 부장판사)는 16일 412호 대법정에서 열린 비자금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과 이경훈 (주)대우 대표에게 공소시효만료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과 장진호 진로그룹 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씩을, 최원석 동아그룹 회장에게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했다.<관련기사 3·38면>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전·노피고인이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5, 6공화국은 물의 흐름으로 치면 지상이 아닌 지하로 검은 물이 흐르던 때』라며 『기업인들이 권력층에 돈을 건넬 수밖에 없는 시대였으므로 비자금사건의 1차적 책임은 기업인이 아니라 이를 조성한 권력층에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기업인들이 건넨 돈의 성격에 대해서는 『기업인들이 전·노피고인에게 건넨 돈을 정치자금이라고 주장하나 대통령이라는 직무를 의식해 준 것이므로 뇌물임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기업인들의 형량을 대폭 줄인 것은 기업인들이 그동안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했고 해외사업을 통해 외교사절으로서 큰몫을 해온 점이 작용한 것이라고 법조계 주변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기업인들은 모두 상고를 포기할 것으로 알려져 비자금사건과 관련, 기업총수들이 법정에 서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밖에 노씨 측근인사 중 비자금 조성을 알선한 혐의로 기소된 금진호·성용욱·안무혁 피고인에게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씩을 선고, 1심보다 형량을 줄였다. 그러나 이원조·안현태 피고인에게는 징역 2년6월, 이현우 피고인에게는 징역 4년의 실형을 각각 선고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상오에 열린 12·12 및 5·18사건 항소심에서 전두환 전대통령에게 무기징역과 추징금 2천2백5억원을, 노태우 전대통령에게 징역 17년과 추징금 2천6백28억원을 각각 선고했다.<성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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