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저소득층에 희망준 정몽구 회장의 5천억 기부

"31일 대통령과 회동 앞두고 부담 작용" 시각도 <BR>범현대가 잇단 출연… 他대기업에도 영향줄 듯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8일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을 위해 사재 5,000억원을 출연하기로 전격 발표함에 따라 배경과 사용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범현대가에 이어 정 회장까지 잇따라 사재 출연을 통한 사회복지 지원에 나섬으로써 다른 대기업에 적지 않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재출연 배경은=정 회장이 28일 사재 출연을 전격 결정하게 된 것은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생발전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문하며 대기업을 압박했다. 이에 화답하듯 다음날 현대중공업그룹의 최대 주주인 정 의원과 KCC,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등 범현대가는 5,00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재단인 '아산나눔재단'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정 회장의 동생인 정 의원이 사재 2,000억원을 내놓으며 아산나눔재단 설립을 주도, 자연스럽게 여론의 관심이 정 회장에게 쏠렸다. 더욱이 정 회장은 2006년 검찰의 현대차 비자금 수사가 진행되던 당시 1조원 상당의 글로비스 주식을 오는 2013년까지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 후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 회장이 해비치재단을 통해 기부한 글로비스 주식은 192만3,703주가 전부였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약 1,500억원으로 당초 약속한 기부규모에 한참 못 미치는 액수다. 이를 두고 박민식 한나라당 의원은 17일 국회 공청회에서 "대한민국 굴지 기업 오너가 사회적 공헌도 중요하지만 자기 약속도 안 지키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결국 정 회장의 이번 출연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을 무마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에 화답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31일로 다가온 이명박 대통령과 30대 그룹 총수들과의 청와대 회동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5,000억원 출연금 어디에 쓰이나=정 회장이 28일 출연하기로 한 5,000억원은 저소득층 자녀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이들을 미래 인재로 키우는 데 주로 쓰일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날 발표된 자료에서 "저소득층 자녀가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접할 수 있도록 기금을 조성해 저소득층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기금은 저소득층 우수인재를 발굴해 육성하기 위한 전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문화 예술 체육 분야의 저소득층 우수인재를 양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울러 국가 유공자 자녀 교육을 지원하고 미래 첨단분야 과학영재를 발굴해 세계적 과학기술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기반 조성에 쓰일 예정이다. 특히 학자금 마련을 위해 높은 이자의 대출을 받았다 신용불량자가 되는 사회 문제 속에서 이번 기금이 저소득층 대학생 지원에도 사용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정 회장은 "저소득층 우수 대학생들이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감당하기 어려운 대출을 받아 힘들어 하는 사연이 가슴 아프다"며 "이러한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글로비스 지분구조 변화는=정 회장이 5,000억원 상당의 현대글로비스 주식 263만여 주를 내놓기로 함에 따라 정 회장 일가의 글로비스 지분구조도 변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29일 주식시장이 개장하기 전 계좌이체형식을 통해 해비치재단에 5,0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출연한다. 현대차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글로비스의 26일 종가는 19만원으로 정 회장이 28일까지 갖고 있던 글로비스의 지분율은 18.11%다. 하지만 29일 정 회장이 보유한 글로비스 주식 중 263만1,579주를 해비치재단으로 넘기게 되면 정 회장의 지분은 7.02% 떨어진 11.09%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정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을 포함한 현대차의 글로비스 지분 비중도 기존 54.76%에서 47.74%로 떨어지게 됐다. 현재 글로비스 주식은 정 부회장이 31.88%, 현대차가 4.88%를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07년 11월 해비치재단을 설립하면서 1차로 600억원 상당의 글로비스 주식 92만3,077주를 출연했다. 또 2008년 7월에는 2차로 300억원 상당의 48만7,805주, 2009년 12월에는 600억원 상당의 51만2,821주를 추가로 출연했다. 이날 출연 발표로 그동안 정 회장이 매각한 글로비스 주식 수는 455만5,282주, 금액은 총 6,500억원에 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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