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울 주요대 2008학년도 대입 논술비중 확대

교사·학생 "어떡해…" 불안감 확산<br>지방고 "서울보다 불리할텐데…" 전전긍긍<br>전문가 "논술등 대학별 고사가 당락 좌우"

서울 지역 주요 대학들이 2008학년도 입시부터 자연계 논술을 신설하는 등 논술의 비중을 확대함에 따라 일선 교사와 학생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사교육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지방 고등학교나 논술이 생소한 자연계 학생들이 새 입시안에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전북 부안고등학교의 오모 교사는 22일 “지방 고교의 경우 일반 교과 진도를 맞추기도 어려운 실정인데 주요 대학들이 논술 비중을 높인다니 학생들의 논술 지도가 막막하기만 하다”면서 “상대적으로 사교육 의존도가 낮은 지방 학생들이 입시에서 불리해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오 교사는 또 “대학들의 논술 문제를 보면 사실상 고교 교육과정 수준에서는 풀기 어려운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학교에서 논술을 지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서울 소재 학교들도 새 입시안에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여의도고 2학년인 박모군은 “논술비중이 커지면 고액과외를 받는 강남 학생들에게 유리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학교에서 논술 대비 수업을 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철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 소장은 “논술이라는 개념이 생소한 자연계에 논술을 신설한 것은 논술을 가장한 대학들의 본고사 부활 시도로 보인다”면서 “논술을 학생들의 서열화에 활용한다는 발상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입시 전문가들도 외형상으로는 학생부의 비중이 50%로 높아졌지만 상위권 대학의 경우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고사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학생부와 수능이 9등급제가 되면서 전형요소로서의 영향력은 줄어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학별고사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며 “특히 상위권 대학은 논술을 통합교과형으로 강화하고 있어 그 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도 “현재 대학들이 논술을 3~5% 반영하는 상황에서도 논술이 20~30% 정도 당락을 좌우했다”면서 “2008학년도부터 학생부ㆍ수능 등급제 아래서 논술비중이 10% 정도로 높아지면 최종 순간에는 결국 논술이 당락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처럼 논술의 영향력이 커진 가운데 학생들로서는 수능과 내신도 소홀히 할 수 없는 ‘3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 이기봉 교육인적자원부 대학학무과장은 “주요 대학 입학처장들이 논술을 보완적으로만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아직 학생부와 논술의 실질 반영률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논술이 입시 결과를 좌우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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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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